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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폰트 디자이너의 첫 독립작!

박부미

연관 폰트 본본

Part0. 디자이너 소개

Q. 안녕하세요. 박부미 디자이너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두 달 전 산돌에서 퇴사 후, 집에서 폰트를 만들면서 이태원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폰트 디자이너 겸 바텐더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박부미입니다.

Q. 폰트 디자이너 겸 바텐더는 정말 세계 최초이지 않을까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산돌에서 10년 넘게 폰트 디자인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폰트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A. 특별한 계기 없이 산돌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처음 폰트 디자인을 시작했는데,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네요. 운 좋게도 처음 시작해 본 일이 그럭저럭 잘 맞았던 게 아닌가 하고 있습니다. 천직이라고 하기엔 조금 부끄럽고요.

Q. 독립 디자이너로서 ‘박부미’의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쉽다!’ 입니다. 산돌에서 「호요요」, 「네모니」, 「광화문」 등을 만들 때 항상 누구나 의도하는 바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글꼴을 만들고자 노력했거든요. 앞으로 제 브랜드에서 보여드릴 폰트들도 그럴 것 같습니다.

Q. [밸런스 게임] 평생 내가 만든 폰트만 쓰기 VS 평생 남이 만든 폰트만 쓰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A. 고민을 정말 깊게 해봤는데요. 저는 평생 남이 만든 폰트를 써보겠습니다. 사실 폰트를 만들다 보면 막상 쓸 일은 다른 사람들보다 적지만, 전 세계의 멋진 폰트를 사용해 보는 일은 정말 재밌거든요. 저는 제 폰트를 포기... 생각해 보니 그것도 포기하기 어렵네요. 막상 원하는 폰트가 없을 땐 제가 만들고 싶어져서요. 정말 기가 막힌 밸런스 게임이네요! 조금 더 고민해 보고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Part 1. 「본본」 폰트 소개

Q. 부미 디자이너의 첫 독립작! 「본본」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A. ‘직선 획에 각진 뼈대만을 사용해 글자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강력한 인상의 제목용 폰트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다 보니 예상했던 인상과는 달랐어요. 저는 「본본」을 보면서 고요한 눈밭 같다는 표현을 하는데요. 폭삭폭삭 소리가 나는 눈밭의 눈 결정을 아주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뾰족하고 각진 형태인 것처럼, 「본본」으로 긴 문단의 글을 써 보면 차가우면서도 은근한 포근함이 있거든요. 꼭 써보시기를!

「본본」 견본집 이미지

Q. 고요한 눈밭 같다는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12월에 출시된 것까지 완벽해요! 「본본」이라는 이름도 참 귀여운데요, 이름의 뜻은 무엇일까요?

A. 처음엔 ‘본다’의 ‘본’ 자가 맘에 들어서 떠올려봤는데, 뼈대를 직선으로 표현한 폰트니까, ‘본(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동시에 ‘Bone’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의미를 담았어요. 그리고 이름을 부를 때 착착 감기는 귀여운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같은 글자를 두 번, 이렇게 지었습니다.

Q. 귀여운 이름에 여러 의미가 담겨있었네요. 그럼 「본본」의 디자인적인 특징은 무엇이 있나요?

A. 곡선이 없다는 것, 그럼에도 뾰족한 인상은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제목과 본문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얇은 웨이트부터 중간 정도의 웨이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나중엔 제목에 사용하기 적합한 두꺼운 웨이트도 확장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Q. 아주 두꺼운 「본본」의 모습도 상상해보게 되네요. 디자인 하면서 제일 신경쓰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폰트 한 벌에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본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한글 음절 외의 다른 글리프들과 잘 어울리는지를 신경 썼어요. 특히 라틴 디자인이 한글과 모양만 맞춘 생김새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썼어요. 부리가 필기에서 온 특징인 것처럼, 라틴은 살짝 기울인 이탤릭 형태로 제작했어요. 출시 전부터 주변에서 라틴에 대한 관심을 많이 받아 뿌듯했습니다.

「본본」 글리프 미리보기

Q. 마지막으로, 「본본」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추천해주세요!

A. 모든 획이 직선이라는 특징은 어쩌면 굉장히 강한 개성인데요. 그렇지만 읽히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가독성을 굉장히 신경 썼습니다. 그래서 각진 부분이 잘 보이도록 크게 써도 좋지만, 저는 12pt 이하의 작은 크기로 썼을 때 매력이 크다고 느껴요. 크고 작게, 다양한 곳에 사용해주세요!

Part2. 디자이너 생각

Q. 부미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폰트란 무엇일까요?

A. 잘 쓰인 폰트가 좋은 폰트라고 생각해요. 많이 쓰이거나 적게 쓰이거나, 어떤 폰트든 적재적소에 쓰였을 때가 가장 빛을 내는 것 같습니다.

Q. 부미님이 그동안 산돌에서 잘 쓰이는 폰트들을 많이 만들어주셨죠. 이제는 회사에 속하지 않은 독립 디자이너로서, 「본본」을 시작으로 다양한 폰트 작업들을 보여주실 텐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폰트를 제작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A. 다양한 카테고리를 충족시키는 라이브러리를 꾸리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요. 모바일 폰트에도 도전하고 싶고요. 저는 제가 만든 폰트를 카카오톡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저런 폰트를 만들어서 실험해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Q. 그럼 앞으로의 폰트 제작 계획을 살짝 들려주실 수 있나요? 벌써 출시 예정인 폰트들이 줄을 서 있다고요!

A. 맞아요! 바로 다음으로는 아기자기한 손글씨 폰트도 출시할 예정이고요, 아주 두꺼운 웨이트의 제목용 폰트도 제작 중입니다.

Part3. 산돌구름 입점

Q. 산돌구름을 선택한 이유와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A. 저에게 산돌은 홈그라운드 같은 느낌이 있죠! 산돌 분들도 제가 퇴사하기 전부터 입점을 함께 기대해 주시고 준비해 주셨거든요. 막막한 마음도 있지만 설레는 마음이 큽니다. 잘 꾸려볼게요!

Q. 마지막으로, 부미님의 입점을 환영하는 사용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A.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