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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정갈함을 추구하는 폰트 디자이너

박민규

대표 폰트 박민규체 민고딕 출애

Part0. 디자이너 소개

Q. 안녕하세요. 박민규 디자이너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폰트를 만들고 있는 박민규입니다. 좋은 폰트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그 고민을 바탕으로 폰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좋은 폰트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어렵고 심오한 질문인 것 같아요.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며 알아보도록 하죠. 먼저, 폰트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글 폰트를 사용하다 보니 제 눈에 익숙했던 라틴 폰트와는 다른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직접 한글 폰트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폰트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Q. 아무래도 라틴은 베이스라인을 기준으로 풀어쓰기를 하고, 한글은 중간이나 중상단에 맞춰서 모아쓰기를 하기 때문일 것 같아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어떤 어색함 이었나요?

네, 한글과 라틴자를 섞어쓰기 할 때는 베이스라인 기준이 달라 확실히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글 폰트를 사용할 때 가장 어색하게 느꼈던 점은 한글의 속공간이었습니다. 라틴은 구조상 속공간(흰공간)의 면적을 시각적으로 비슷하게 설계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요. 한글은(특히 민부리, 산세리프 계열 폰트) 닿자(자음)과 홀자(모음) 그리고 모임꼴 종류도 너무 많기 때문에 속공간의 면적을 시각적으로 조화롭게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글 폰트로 조판 문장이나 단락을 썼을 때 조화롭지 못하다고 느꼈어요.

Q. 폰트 디자인의 시작점이 색다른 것 같아요. 라틴 알파벳의 익숙함에서 바라본 한글이라…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나만의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이 있나요?

개인적으로 정갈하고 안정적인 인상의 본문용 폰트를 좋아합니다. 요즘은 라틴에서 보이는 정갈함과 한글에서 표현할 수 있는 정갈함이 다르다는 걸 배워가고 있습니다.

Q. [밸런스 게임] 평생 내가 만든 폰트만 쓰기 VS 평생 남이 만든 폰트만 쓰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평생 내가 만든 폰트만 쓰기!! 내가 만든 폰트가 어떻게 쓰여지는지 궁금할 것 같아요.

Part1. 「박민규체」 폰트 소개

Q. 「박민규체」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박민규체」는 네모틀 안에 꽉 채워 그려진 민부리(산세리프) 폰트에서 어색함을 느껴 만든 폰트입니다. 「박민규체」를 그릴 당시 라틴 폰트에 익숙했고 한글 폰트를 처음 다뤄봐서 네모틀 안에 꽉 채워진 민부리(산세리프) 계열 한글 폰트 속공간이 조화롭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박민규체」는 이런 고민을 담은 폰트입니다.

Q. 왜 폰트 이름을 「박민규체」라고 지었나요?

폰트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제 손글씨로 시작해서 외부 자료를 전혀 참고하지 않은 폰트이기 때문에 「박민규체」가 알맞은 이름이라 생각했습니다.

「박민규체」 원도가 되었던 박민규 디자이너의 손글씨

Q. 본인의 이름을 딴 폰트라서 그런지 더 애정이 느껴질 것 같아요. 「박민규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박민규체」는 너비가 700pt~900pt 정도의 좁은 폭을 지닌 장체 폰트입니다. 가로획과 세로획이 시각적으로 비슷해 보이도록 설계했습니다. 획이 직선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깔끔한 인상을 주며 8~11pt 크기에 작업한 폰트이기 때문에 본문용으로 더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박민규체」 초반 스케치

Q. 디자인하면서 제일 고민하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폰트의 구조상 닿자가 작게 설계돼서 단락으로 썼을 때 글줄이 흔들리고 글자의 요소(첫닿자, 홀자, 받침닿자)들이 흩어져 보였습니다. 이 부분을 고치고 싶어 고민했지만 완벽하게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닿자와 홀자 또는 홀자와 홀자의 획을 서로 연결했을 때 글줄이 보다 안정적으로 느껴졌고 글자도 흩어져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 나, 틱, 화…)

「박민규체」 디자인

Q. 「박민규체」를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을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신 점도 놀라웠고요. 그러면 이 폰트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요? (폰트 활용법)

20~30자 정도 글줄 길이, 8~10pt 크기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잡지나 도록에도 잘 어울립니다.

「박민규체」 조판 예시

Part2. 디자이너 생각

Q. 「박민규체」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이번에는 디자이너님의 개인적인 생각도 듣고 싶어요. 앞서 자기소개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폰트’란 무엇일까요?

좋은 폰트는 그 의도에 부합하고 완성도 있게 다듬어진 폰트인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폰트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동료,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해 주신다면?

여러 자료를 많이 보면서 폰트를 눈에 익히고, 좋다고 생각되는 폰트를 심도 있게 사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좋은 폰트에 대한 기준이 생기고 또 폰트를 디자인할 때도 그 기준이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폰트 디자이너로서 혹시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좋은 폰트를 만들어서 한글 폰트 문화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더 풍성해지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폰트 제작 계획을 들려주세요.

지금은 본문용 세리프체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개성 없이 다양한 인쇄물 본문에 쓸 수 있는 폰트를 만들고 싶은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나중에 「민고딕」과 「박민규체」의 굵기 파생도 하고 싶습니다. (얇은 웨이트 하나, 두꺼운 웨이트 하나)

「민고딕」 사용 예시

Part3. 산돌구름 입점

Q. 산돌구름을 선택한 이유와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산돌구름의 매력은 사용자가 쉽게 접근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인 점, 좋은 폰트를 한번에 접할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박민규 디자이너님의 입점을 기다리는(환영하는) 고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좋을 폰트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