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만의 취향이 있습니다.
그 고유한 취향을 작업물에 승화시키는 일은 디자이너로서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합니다.
맥시멀리스트인 김하리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맥락에 맞게 요소들을 모으고, 배치합니다.
단순히 수집하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 애정의 손길로 다루는 ‘컬렉팅’에 가깝죠.
각자의 개성이 중요한 시대에 고유한 취향을 가진
「로즈쉐이커」의 김하리 디자이너를 만나 브랜드 디자인과 폰트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로즈쉐이커
―「로즈쉐이커」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랑스럽고 유니크한 무드를 바탕으로 F&B, 엔터테인먼트, 뷰티, 패션, 라이프 스타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는 「로즈쉐이커」의 브랜드 디자이너 김하리입니다.
―「로즈쉐이커」의 슬로건인가요? ‘유니크 브랜딩’이란 단어를 자주 볼 수 있었어요. 「로즈쉐이커」만의 ‘유니크’함이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유니크함은 바로 오리지널리티입니다. 오리지널리티는 고유성, 즉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유일한 개성인데요. 각 브랜드가 갖고 있는 오리지널리티를 극대화하는 것이 「로즈쉐이커」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즈쉐이커」를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재직할 당시에는 디자인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들어보진 못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독립하게 되었는데요. 저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로즈쉐이커」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로즈쉐이커」가 저의 퍼스널리티를 그대로 투영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 장점이 무엇이었을까요?
자유로운 드로잉 플레잉과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맥시멀한 레이아웃을 잘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브랜드 디자인 분야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브랜딩을 통해 이름을 붙여주고, 브랜드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즉 생명을 불어넣는 일련의 과정들이 가장 흥미롭고 인상 깊은 부분입니다. 또한 웹·인쇄물, 온·오프라인 등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매체를 가리지 않고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브랜드 디자인에서 폰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폰트는 브랜드의 근간이되는 뼈대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멋진 브랜드여도 폰트를 사용하는 부분이 부실해지면 다른 브랜드와의 구분 없이 오리지널리티가 모호해지고, 브랜드의 개성도 상쇄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프로젝트를 전개하실 때 폰트를 선정하는 로즈쉐이커만의 이유와 근거가 궁금합니다.
일단은 업종별로 메인 스트림에 있는 다양한 폰트들을 분석하고 컬렉팅합니다. 예를들면 F&B는 모던한 세리프체, 패션 브랜드의 경우 휴머니스트 산세리프체,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디스플레이형 폰트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그러한 폰트들을 리서치한 후, 각 브랜드마다 특징과 개성을 도출해 폰트와 매칭하는 프로세스를 거칩니다.
―「카카오프렌즈 23년 3분기 테마 가이드」 디자인을 진행하셨어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춘식이’를 소재로 분기별로 다양한 컨셉과 주제를 도출하는데요. 당시 주제가 춘식이의 사랑스러움을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로즈쉐이커」만의 스타일과 춘식이의 무드를 결합해 사랑스럽고 키치한 테마 가이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렇게 지면 안에 요소를 맥시멀하게 배치하는데 있어서 로즈쉐이커만의 노하우가 있을까요?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폰트나 요소마다의 공간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보통 레이아웃을 대중소로 나눈 다음, 각 부분에 적합한 폰트와 요소의 공간감을 고려해 배치합니다.
―여러 폰트를 섞어서 사용하신 이유도 지면의 풍부함을 위해서일까요?
맥시멀리즘엔 풍부함도 있지만 또 다른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다양성이거든요. 그래서 이 다양성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폰트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선 주어진 공간 면적이 얼마만큼 되는지 확인한 다음, 컨셉과 매치되는 폰트를 찾습니다.
―메인이 되는 폰트로 「PP editorial new」 폰트를 사용하셨어요. 작업물에 트랜지셔널 세리프 폰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리프 폰트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가 주로 F&B 작업을 하다 보니 트랜지셔널 세리프 계열의 폰트를 많이 사용합니다. 일단 F&B가 의식주의 ‘식’에 해당하잖아요. 먹는 것에 대한 인간의 본능은 생존에 필수한 영역이기 때문에 안정감이 드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편안하고 익숙한, 안정감이 느껴지는 트랜지셔널 세리프 폰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티라미수 브랜드 「하트 티라미수」의 로고와 패키지를 디자인하셨어요. 레터 ‘R’을 하트 형태로 재가공한 부분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가 보다 더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트 티라미수」는 국내 최초의 깨먹는 티라미수 브랜드입니다. 당시 신생 브랜드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초기 트래픽을 유발시켜야 했는데요. 때문에 직접적이고 직관성이 높은 아이덴티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직관성이 높은 심볼인 하트와 ‘R’을 결합해서 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레터를 변형하는 작업이다 보니 브랜드의 직관성과 가독성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기존 폰트를 변형하는 작업도 많이 진행하신 것 같아요. 폰트를 선택하고 재가공할 때 「로즈쉐이커」만의 규칙이 있나요?
변형하되, 폰트가 갖고 있는 개성은 죽이지 않아야 합니다.
―「럽덥파이」 로고와 패키지 얘기도 안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미트파이 음식 자체를 생각했을 땐 사실 이런 러블리한 무드를 연상해내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파이를 먹는 ‘경험’적인 측면도 물론 고려했지만, 파이 시장 안에서 차별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시중의 미트파이 브랜드들은 키치한 캐릭터를 활용한다거나, 로고 플레이로만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그런 시장 상황 안에서 차별적인 포인트를 찾고자 했고, 그 포인트가 바로 ‘러블리한 무드’였습니다. 러블리한 컨셉과 「로즈쉐이커」커만의 스타일을 결합해서 재밌게 작업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곳곳에 사용된 메세지가 눈에 띕니다.
브랜딩에서 카피라이팅은 중요합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와 결을 우선적으로 파악합니다. 이후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를 추출해내서 컨셉, 즉 한 문장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후엔 여러 조합을 통해서 실제로 사용될 카피를 만들어냅니다. 보통 브랜드 컨셉을 만들어내는 단계에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편입니다.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으로 소통하시면서 합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중요하겠네요.
저는 굉장히 경청을 많이 하는데요.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는게 브랜드 디자인의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물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도 직접 드로잉하시나요?
패키지에 작은 요소로 들어가는 일러스트는 한정된 시간 때문에 소스로 가져와서 재가공하는 편이지만, 로고에 들어가는 중요한 일러스트는 직접 드로잉합니다. 우선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를 파악한 다음, 그 컨셉에 맞춰서 드로잉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는데요. 저는 디테일한 요소에 집착하기보다 지면의 밀도나 브랜드의 무드를 반영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F&B 뿐만 아니라 뷰티, 인테리어, 심지어는 마라톤까지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브랜딩을 진행해오셨어요. 분야별로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다르게 접근하시나요?
시장 특수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각 시장마다 소비 흐름이 변화하는 부분을 빠르게 캐치해서 집중을 하는 편입니다. 소비 흐름은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변하는데요. 결국 트렌드를 민감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캐치해낼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 특별히 실천하시는 것이 있을까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많이 연구하고 찾아봅니다. 예를들어 다양한 분야의 자영업자 대표님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서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곤 하는데요. 누군가 무심코 툭 던진 말이 또 다른 분야에서는 엄청난 인사이트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다른 업종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얘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프로젝트에 반영한 경험이 궁금해요.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요. “사람들이 이제 조그만 것에 집중해서 만든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만족감을 얻는다”라는 대화를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내 그레놀라 브랜드인 「옐로우 데이즈」 브랜딩 프로젝트에 반영한 적이 있습니다. 귀여운 일러스트 요소를 최대한 활용한 프로젝트입니다.
―브랜딩 프로젝트 전개해나갈 때 가장 중요한 프로세스는 무엇인가요?
브랜딩의 전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클라이언트의 대화를 통해 브랜드의 핵심이 되는 요소를 짚어내는 것인데요. 모든 프로세스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경청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클라이언트를 잘 설득할 수 있는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요?
클라이언트가 말씀하시는 브랜드 지향점을 얼마만큼 반영했는지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로즈쉐이커」 고유의 스타일을 어필하고 싶을 땐 반응이 좋았던 작업물의 데이터를 많이 제시해서 설득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입장에서 여러모로 어려운 일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때 꼭 지켜야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계약서나 견적서, 그 밖의 안내사항 등 중요한 이야기는 메일 소통 이후 한번 더 구두로 말하는 편입니다. 그렇게 여러 번 안전 장치를 걸어두면 어떠한 이슈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또한 시스템 안에 규칙이나 규율이 있다면 예외 없이 원칙대로 활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원예대 특강에서 디자이너로 살아남기 위해 겪었던 경험, 실패와 좌절 등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막상 힘들 때 도와주던 선배나 멘토가 없었거든요. 혼자의 힘으로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래서 방황하고 있는 후배들을 위해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예정된 워크샵이나 특강이 있나요?
8월에 텀블벅 산하 스튜디오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 챌린지」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꿈꾸는 현역이나 예비 디자이너 분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로즈쉐이커」의 작업물은 맥시멀리스트의 방처럼 느껴져요.
저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든 스튜디오인만큼 저의 개인적인 취향도 많이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단순히 모으는 사람은 아니에요. 저의 취향을 수집하고 배열하는 ‘컬렉팅’의 행위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로즈쉐이커」의 작업을 보면 요소 하나 하나에 애정이 묻어나요. 브랜드에 맞게 고심해서 컬렉팅하시기 때문일까요?
전체에도 이미지가 있듯이 각 요소마다도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 이미지에 부합하는 개체들을 컬렉팅하고 적절히 배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있나요?
매일 30분간 개인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 작업을 통해 전보다 나아지는 과정을 경험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정진해야겠다는 마음가짐도 얻곤 합니다.
―실천을 통해 무언가 체감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일단 작업 속도가 빨라져요. 사실 디자인 일이란게 한정된 시간 안에 퀄리티있게 작업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매일 일정한 감각을 유지하면 작업의 속도 자체가 빨라집니다.
―지금까지 해온 로즈쉐이커의 방식 외에 프로젝트에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방식이나 유형, 혹은 분야가 있나요?
현재 해외에서 많은 작업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뉴욕에 있는 패션 브랜드의 작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는 좀 더 다른 스타일의 디자인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로즈쉐이커의 방향성이 궁금해요.
좀 더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로즈쉐이커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많은 클라이언트분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로즈쉐이커가 주로 사용하는 폰트 조합과 활용 방식을 제안해주세요.
브랜드의 상세페이지 제목에는 Sandoll 격동고딕, 본문으로 Sandoll 고딕Neo2를 사용합니다. 영혼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죠. 제안서에는 제목과 본문 둘 다 Sandoll 고딕Neo1으로 전문성과 가독성을 챙길 수 있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Tlab에델바이스는 라틴 폰트와 잘 어울려서 포스터 등 그래픽 디자인에 많이 활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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