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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포근한 붓펜 이야기

진유성

대표 폰트 봄눈

Part0. 디자이너 소개

Q. 안녕하세요. 디자이너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캘리그라피 작업 기반의 폰트를 만들고 있는 독립 디자이너 진유성입니다. 과거 산돌에 근무하면서는 「Sandoll 칠성조선소」 폰트를 디자인했습니다. 2020년 12월에는 캘리그라피 폰트 「봄눈」을 출시한 이후, 계속해서 새로운 캘리그라피 폰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Q. 「칠성조선소」도 그렇고 「봄눈」도 그렇게 손으로 쓴 글씨가 기반인 폰트를 제작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폰트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생 때부터 캘리그라피를 꾸준히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자연스레 저만의 캘리그라피 형태가 만들어지다 보니, 이것들을 폰트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작업자 입장에서 캘리그라피 작업은 그 자체가 1회성에 머무는 경향이 있지만 폰트는 한번 만들어 놓으면 무제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느껴졌기 때문에 폰트 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디자인에 깊이를 더하고자, 건국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으며 <만화의 구성적 요소를 반영한 전용 폰트 개발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죠.

Q.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이 있나요?

‘손글씨, 자유로운, 따스한, 손맛, 인간적인’과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네요.

Q. 디자이너님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입장에서 위 키워드가 찰떡인 것 같습니다. 따뜻한 손맛! [밸런스 게임]으로 평생 내가 만든 폰트만 쓰기 VS 평생 남이 만든 폰트만 쓰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요?

후자입니다. 제가 만든 폰트는 만드는 과정 자체에서 지긋지긋(?)하게 마주하기 때문에, 사용할 때만큼은 다른 디자이너가 만든 폰트로 색다른 기분을 만끽하고 싶네요.

Part1. 「봄눈」폰트 소개

Q. 「봄눈」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저만의 폰트 특징들이 생기더라구요. 그 중에 특히 제가 좋아하고 가장 먼저 폰트화하고 싶었던 폰트가 지금 만들어진 「봄눈」이었습니다.
특히 리얼한 손맛을 위해 직접 만든 원도 틀에 맞춰 붓펜으로 한 자 한 자 직접 적어가는 과정을 거쳤구요. 그 후에는 원도 작업을 스캔하고 디지털 환경으로 다시 가공하는 과정들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봄눈」스케치 원도

Q. 한 자 한 자 그리셨다니, 정말 대단해요. 「봄눈」의 이름 뜻은 무엇인가요?

가수 박지윤의 곡 「봄눈」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이 곡의 가사에서 그려지는 따스하고 포근한 감성이 제 폰트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서 「봄눈」으로 짓게 되었어요. 특히 곡을 듣다 보면 하얀 여백이 그려지는데 이게 하얀 눈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에 「봄눈」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Q. “벗꽃은 봄눈 되어~ 하얗게 덮인 거리~” 여기 부분이군요? 봄눈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봄눈」은 제목용 캘리그라피 폰트로, 글을 적을 때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기울기와 실제 필기의 획순 그리고 부드러운 붓의 질감 등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폰트입니다. 특히 모임꼴마다 자면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글자 리듬감에 따른 시각적 재미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겠네요.

「봄눈」모임꼴별 이미지

Q. 디자인 하면서 제일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맨 처음에는 어떤 도구를 통해 원도를 채울지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손글씨(붓글씨) 컨셉의 방향을 설정한 이후였지만, 어떤 재질의 종이에, 어떤 붓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느낌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죠.
저는 좀 더 가벼운 캘리그라피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기에 일반 A4용지와 쿠레타케 붓펜으로 결정하여 원도를 완성해나갔습니다. 작업 후반에는 라틴 디자인에서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한글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라틴 손글씨만의 개성이 잘 드러낼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면서 작업했습니다.

「봄눈」조판 이미지

Q. 「봄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요?

「봄눈」은 붓펜이라는 도구로 인해 어느 정도 두께감을 가지기 때문에, 일정 크기(24pt) 이상으로 사용할 때 본래의 표현을 더욱 효과적으로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과 같은 영상 매체에도 효과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을 것 같고요. 자연스러움을 강조할 만한 인문학·역사학과 관련된 책 타이틀로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또한 역동적인 느낌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웹툰의 의성어·의태어 표현으로도 효과적으로 사용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봄눈」예시 이미지

Q. 그 외에 소개하고 싶은 폰트도 소개해주세요.

「Sandoll 칠성조선소」 폰트를 추천합니다. 제가 산돌에 근무하면서 만들었던 첫 폰트이면서, 「봄눈」과 마찬가지로 손글씨 원도를 기반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였기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폰트거든요. 개성 있는 제목용 폰트를 찾고 계신 분들께 추천하는 폰트입니다!

「칠성조선소」예시 이미지

Part2. 디자이너 생각

Q. 좋은 폰트란 무엇일까요?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하기에 어렵지 않은 폰트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디자인적으로 어렵고 부담스러운 폰트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쉽게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폰트가 좋은 폰트인 것 같아요. 이는 디자인적인 면뿐만이 아니라 폰트 저작권과 같은 사용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복잡한 저작권 기준으로 폰트 자체를 사용하기 꺼려지는 상황도 발생되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폰트가 좋은 폰트라고 생각되네요.

Q. 폰트 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동료,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프로젝트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는 끈기와 지구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5-10자 정도의 초기 시안 글자만 만들 때는 디자인 형태가 마냥 재밌고 예뻐 보일 수 있지만, 백, 천 단위가 되었을 땐 생각지 못했던 디자인 이슈들이 계속해서 발생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새로운 이슈들을 해결해 가는 장기전 속에서, 최종적으로 한 벌의 글꼴로 완성시킬 수 있는 지구력이 결국 폰트 디자인의 핵심인 것 같아요.

Q. 폰트 디자이너로서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어서 저만의 폰트 세계관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현재 ‘진유성’으로서는 1가지 폰트만을 출시한 상황이기에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내세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채로운 폰트가 모여 저만의 색이 만들어진다면, 그때부터는 더 많은 폰트가 알려지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Q. 앞으로의 폰트 제작 계획을 들려주세요.

우선은 당장의 작업들을 하나씩 마무리해나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봄눈」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캘리그라피 폰트를 출시할 예정인데요. 올해 말쯤 출시 예정인 귀여운 느낌의 손글씨 폰트가 하나 있고, 현재는 펜글씨 스타일의 폰트를 새롭게 제작 중에 있답니다. 1년에 2-3종의 다양한 표정의 손글씨 폰트를 꾸준하게 만들어나가는 것이 당장의 제 계획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핫초코」, 「자유」예시 이미지

Part3. 산돌구름 입점

Q. 산돌구름을 선택한 이유와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아무래도 국내의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이기에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사용해 주실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눈」이 앞으로 어떻게 사용되어 질지 궁금하고 또 기대됩니다.

Q. 진유성 작가님의 입점을 기다리는(환영하는) 고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앞으로 더 재미있는 다양한 표정의 폰트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앞으로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