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켜면 화면을 가득 채우는 수많은 썸네일. 그중 어떤 영상을 클릭할지 결정하는 짧은 순간,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폰트 아닐까요? 눈길을 끄는 것은 물론, 채널의 분위기를 한눈에 보여주기도 하죠.
요즘 눈에 띄는 채널들을 살펴보면 명조체, 붓글씨, 독특한 팬시 폰트까지 의외의 선택들이 돋보입니다. 요즘 핫한 유튜브 썸네일 속에는 어떤 폰트가 숨어 있을까요?
시작은 요즘 가장 핫한 채널 중 하나인 리센느 원이의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일명 ‘안원잘부’입니다. 안원잘부의 썸네일을 보다 보면 콘텐츠마다 분위기에 맞춰 꽤 다양한 폰트를 활용하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몇 가지를 골라봤습니다.
출처: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 「pln 사극체」: 옛 붓글씨의 질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폰트입니다. 힘 있는 획 덕분에 어딘가 진지하고 비장한 인상을 주면서도,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글자 형태가 묘한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 「SD 잔」: 얇고 유려한 획에 큼직한 부리가 돋보이는 폰트죠. 본문 조판에도 잘 어울리지만, 글자를 큼직하게 사용했을 때 특유의 형태가 더욱 잘 드러나는 폰트입니다.
출처: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 「머니그라피」: 픽셀 질감을 적용해 디지털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특히 갸루라는 콘텐츠와 어울리게 키치하고 발랄한 느낌이 더욱 살아납니다.
• 「Sandoll 광수타이프」: 타자기로 두드린 듯하면서도 글자마다 위치와 각도가 조금씩 달라지는 이 폰트는 엉뚱하고 귀여운 인상이 매력입니다.
민음사의 유튜브 썸네일에서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비교적 오래전에 발표된 산돌 폰트들을 지금의 감각으로 재해석해 활용한다는 점인데요. 과거의 출시작들도 다시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새로운 매력을 찾아내는 민음사만의 감각이 돋보입니다.
• 「Sandoll 수필」: 1997년에 출시되어 어느덧 3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폰트입니다. 좁은 장평과 개성 있는 자소 표현이 돋보이며, 글자를 크게 사용할수록 특유의 재미있는 실루엣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 「Sandoll 아트」: 1992년에 출시된 폰트로, 기하학적인 인상과 탈네모꼴의 자유로운 형태가 돋보입니다. 굵기에 따라 총 5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성 있는 조형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인상은 의외로 깔끔합니다. 썸네일에 재미를 더하면서도 지나치게 복잡한 느낌은 피하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은 폰트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의 썸네일에서도 흥미로운 폰트 활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한동안 본문용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명조체나, 과거의 미감을 품고 있는 폰트들이 오히려 큼직한 타이틀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출처: 〈효연의 레벨업 Hyo's Level Up〉 유튜브 채널
• 「Sandoll 제비」: 최근 유닛 효리수로 신곡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효연의 콘텐츠에서는 「Sandoll 제비」의 가장 굵은 웨이트를 썸네일에 쓴 점이 눈에 띄는데요. 명조체라고 하면 차분하고 진지한 본문용 서체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런 명조체를 크게 확대해 타이틀로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기도 하죠. 「Sandoll 제비」는 획이 날카롭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크게 사용했을 때 고전적인 느낌보다는 모던하고 선명한 인상이 살아납니다.
「SD 초양2」: 최근 더 다양한 웨이트로 확장되어 돌아온 「SD 초양2」도 여러 유튜브 썸네일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초양은 익숙한 현대 산세리프와는 확실히 다른, 과거의 인쇄물에서 본 듯한 독특한 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보면 새롭게 느껴지는데요. 이번 확장으로 선택할 수 있는 굵기까지 다양해진 만큼, 강한 타이틀부터 조금 더 가벼운 문구까지 활용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썸네일에서 발견하게 될지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요즘 눈에 띄는 썸네일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무조건 새롭고 트렌디한 폰트를 찾기보다, 콘텐츠의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폰트를 과감하게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폰트도 크게 확대해 타이틀로 사용하면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고, 본문에 어울릴 것 같았던 명조체도 썸네일에서는 오히려 신선한 포인트가 됩니다.
다음 썸네일이나 콘텐츠의 타이틀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오늘 소개한 폰트처럼 익숙하지만 한 끗 다른 폰트를 꺼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