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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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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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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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흔붓이 흘리고 있다.대화까지는 팔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 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공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 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 생원의 이야기 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SD 잔」은 1958년, 최정호가 삼화출판사를 위해 제작한 부리 활자를 재해석한 폰트입니다. 1971년 삼화출판사의 ⟪현대시인선집⟫에서 수집한 글자를 바탕으로, 14pt 내외로 인쇄된 원전 활자처럼 제목과 본문에 모두 어울리는 장식미와 사용성을 동시에 구현하였습니다.
「잔」은 최정호가 원전에서 의도한 낱글자의 균형과 비례를 살리되, 핵심적인 인상을 만들어내는 요소들을 증폭하여 폰트의 특징으로 삼았습니다. 예컨대 다이아몬드 꼴의 외곽, 부리의 비례와 삐침의 긴장감, 존재감 있는 'ㅇ'의 상투, 풍부한 부피감을 가진 점들이 그러합니다. 더불어, 가로쓰기에 맞추어 글줄 내 글자의 위치와 크기를 다듬었습니다.
「잔」의 Light 웨이트는 원전의 느낌을 살려 보편적인 본문용 활자보다 한층 가볍게 조형했고, Regular 웨이트는 작은 크기나 어두운 배경에서 형태가 짓무르지 않도록 두께를 더하였습니다.
글의 분위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두 가지 형태의 쉼표와 따옴표도 지원합니다.
차갑게 타오르는, 문학의 문장에 어울리는 「SD 잔」을 경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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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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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TF / TTF
- 한글 11,172자 / 라틴 96자 / 약물 451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