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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infinity and beyond, 「SD Cosmo」

Article 2024.11.20

현재에서 재해석한 과거의 미래

 

나야, 트렌드

여러분도 아이돌 좋아하시나요? 요즘 K-팝이나 패션처럼 트렌드를 주도하는 분야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의 유행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스타일이 요즘 세대에겐 신선하게 느껴진다고 해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산돌구름은 트렌드를 서체에 반영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사용자 인터뷰(FGI)를 통해 폭넓은 분야의 디자이너들에게서 직접 의견을 듣고, 사용자 실태 조사와 시장 조사를 통해 우리가 막연하게 느끼는 트렌드를 구체화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새로운 서체, 「SD 코스모」입니다.

 

 

과거에 상상했던 미래, ‘레트로 퓨처리즘’

오늘날 ‘레트로’의 정의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레트로 하면 주로 70~80년대의 스타일을 떠올렸죠. 그 당시의 서체, 패션, 디자인이 복고적이고 정겨운 이미지로 자리 잡아, ‘레트로’라는 말 자체가 거의 그 시대를 대표하게 됐습니다. 70~80년대의 전형적인 레트로가 한동안 유행한 후 최근에는 사그라든 한편, Y2K를 필두로 90~00년대의 스타일이 떠오르며 다른 시대로 트렌드가 옮겨 갔지요.

특히 디자인 업계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데,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들은 이제 전통적인 레트로 대신 더 신선한 스타일을 찾고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로즈쉐이커 김하리 디자이너님께서는 FGI 인터뷰에서 “지금은 레트로 붐은 좀 줄어들고 다시 어느 정도 어느정도 컨셉츄얼하면서도 읽히기 쉬운 폰트로 트렌드가 넘어가는 느낌입니다.”라고 말씀하기도 했어요. 한동안 70~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가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이보다 좀 더 이후의 시대가 떠오르는 스타일이 수요가 있는 셈이죠.

이러한 변화를 이끌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90~00년대에 유행했던 ‘퓨처리즘’ 스타일입니다. 이 시기의 퓨처리즘은 새천년의 미래를 상상했던 표현 방식으로, 우주 공학적이고 디지털적인 특징들이 주를 이뤘어요. 메탈릭한 광택, 기계적이고 SF 영화 같은 분위기가 바로 이 시기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들이죠. 특히 「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같은 SF 영화들은 그 당시 특수효과 기술이 디지털화되기 전이었던 만큼, 아날로그적이고 독특한 미래적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거에 그려진 미래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과거에서 상상한 미래’, 즉 ‘레트로 퓨처리즘’으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레트로 퓨처리즘은 최근 패션과 K-pop 같은 트렌드를 이끄는 분야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 트렌드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영감을 얻고,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 있는 스타일을 창조해내고 있습니다.

 

 

영문 52자를 한글 2,780자에 담아내기 위하여

최근 레트로 퓨처리즘 감성을 담은 영문 레터링들이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어요. FGI에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폰트가 없으면 직접 레터링을 제작한다'고 답변한 점에서 사이버틱한 폰트에 대한 수요를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 레터링들에서 사용자들이 사이버틱하고 매력적으로 느끼는 지점을 한글에 옮기고자 했습니다.

영문 레터링이 가진 기계적이고 개성 강한 요소들을 한글에 자연스럽게 적용하려면 구조와 형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태생적인 구조와 획, 쓰기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한글은 영문과 달리 글자 안에 획이 많아, 표현적인 요소를 지나치게 넣기보다는 덜어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니'에서의 표현의 정도와 '를,빼’처럼 획이 많은 글자에서의 표현의 정도가 균일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SD 코스모는 표현보다는 구조를 통해 폰트의 인상을 담아내고자 했어요. 한글의 구조적 특징을 고려해 표현적 디테일은 최소화하고, 폰트 자체의 재미 요소는 구조로 살렸습니다.

 

커팅, 낯섦, 기계적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완성된 「SD 코스모」는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을 보여줍니다. 기계적인 직선을 사용하고, 커팅 요소를 강조했습니다. 직선적인 요소가 많아 정교하게 제도된 듯한 인상을, 직각적이고 단단한 느낌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주며, 대각선 커팅이 더해진 일부 획은 미래적이고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대각선 커팅으로 만들어진 각지고 날카로운 형태는 레트로 퓨처리즘의 기계적이고 사이버틱한 감성을 한글에서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단순히 과거를 복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미래적 상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퓨처리즘’ 스타일의 폰트를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폰트를 조금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볼까요? 프로토타입을 디자인할 때 키워드는 ‘컷팅’, ‘낯섦’, 그리고 ‘기계적’이었습니다. 이 3가지 키워드는 각각 표현, 구조, 공간을 상징했습니다.

컷팅

백색공간을 날카롭게 다듬고, 구조 안에서 백색공간이 다이나믹하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ㅅ, ㅈ, ㅊ’과 같은 글자는 대각선이 강조된 자소 디자인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ㅌ, ㄹ, ㅊ’처럼 가로획이 겹치는 부분은 화살표처럼 모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낯섦

컷팅 표현을 통한 불규칙한 아웃라인과, 민글자와 받침글자 사이의 단차를 살려 기존 폰트들과는 다른 낯선 매력을 추구합니다. 특히 ‘ㅔ’, ‘ㅠ’ 같은 글자에서는 일부 획을 길게 뻗어 독특한 자소 형태를 만들었는데, 영문에서 어센더와 디센더로 나타나는 긴 획을 한글에 자연스럽게 적용하려고 고민한 결과입니다. 또, ‘ㅍ',과 'ㅠ’ 자소 안의 장단을 일반적인 폰트와 반대로 표현해 시각적 재미를 더했습니다.

 

기계적

마지막으로, 두꺼운 웨이트의 자소 사이 틈새가 균일하게 분배되어 제도된 듯한 정밀함과 기계적인 인상을 줍니다. 비슷한 각도의 컷팅과 대각선 획은 이러한 기계적 느낌을 배가합니다. 특히 ‘ㅇ’은 직선 구간을 포함한 스퀘어리시한 트랙 형태로 디자인되어 그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어디까지 뻗어 나가는 거예요?

SD 코스모에는 디자이너들이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오픈 타입 피처가 들어가 있어요. 단어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의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는 스타일 세트인데요, 글자들의 외곽을 다이나믹하게 꾸며줄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 공간 내 글자들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스페이스 공간에서도 글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 때문에 다양한 그래픽 작업에도 활용도가 높고, 획이 좌우로 뻗어나가는 느낌에서 드러나는 사이버틱하고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습니다. 설정 방법은 아래 이미지를 참고해 주세요. 어도비 프로그램 OpenType 탭에서 스타일 세트를 설정할 수 있는 아이콘을 찾으신 후, ‘첫 글자’, ‘마지막 글자’ 세트를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마무리하며

SD 코스모가 트렌디한 디자인부터 사이버틱한 감성까지, 이 폰트가 여러분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사용자들의 니즈에 귀 기울이며, 여러 고민들과 시도를 통해 더 재미있고 새로운 서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산돌구름에서 12월 21일까지 1개월 무료 사용 쿠폰을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