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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르누보의 자연미를 그린 「네이처엣지세리프」

아티클 2025.05.22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위폰트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본 조형에 충실한 완성도 있는 폰트, 오랜 생명력을 지닌 폰트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위폰트의 대표 위사명입니다. 산돌, 한컴폰트에서 일했었고 2021년 윤디자인 연구소 TDC 센터장을 거쳐 현재 위폰트를 설립해 폰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Q. 폰트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중학교 2학년 때 여름방학 계획이 엽서체 류의 폰트 만들기였는데요, 폰트 프로그램까지 설치하고 '조합 테이블 만들기'에서 실패했던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일찍이 접해 자연스레 폰트와 친해지게 되어 디자인 학과로 진학했고, 2003년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KIDP)에 「볼록한 TV체」 폰트로 입상해 그때부터 폰트 디자이너로 미래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학교 졸업 후 첫 직장으로 산돌에 입사하면서 폰트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Q. 폰트와의 인연이 깊으시네요. 위폰트로 독립한 이후 다양한 작업을 이어 오셨는데, 대표 폰트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2018~2019년 출시된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스텐실 스타일로 기획된 강렬한 스타일의 제목용 폰트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직선적이고 단단하게 디자인된 폰트로 무언가 큰 소리로 세상에 외치고 싶을 때 사용하시면 좋아요. 서점 매대에 가면 주로 교육이나 실용 서적 분야에서 표지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더라고요. 「블록버스터」 시리즈는 3개의 서브 패밀리로 구성되어 있어 살짝 부드러운 인상의 '라운드', 스텐실이 없는 깔끔한 '노멀' 버전 등 필요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Q. 최근 새로 출시된 「네이처엣지세리프」는 이전의 네이처 시리즈를 이어 세리프 스타일로 출시되었는데요. 네이처 시리즈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기존의 「네이처산세리프」는 아르누보 감성을 고딕에 접목시킨 것이었다면, 이번 「네이처엣지세리프」는 명조의 감성이 강하게 묻어나오는 폰트로 날카로운 디테일이 강조되어 더 고전적이고 섬세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세리프와 세리프의 컨셉은 작년에 함께 기획했었는데 당시에는 산세리프 스타일이 더 신선해 보여 먼저 만들어 출시했고, 이번에 세리프를 작업하면서 아르누보 컨셉이 세리프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산세리프와 세리프가 하나의 컨셉을 공유하며 기획된 것이 인상적이네요. 아르누보 컨셉은 폰트에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아르누보(Art Nouveau)는 19세기 말 유럽에서 시작된 예술 사조인데, 직역하면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이지만 식물이나 꽃, 덩굴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장식적인 곡선을 주로 사용한 예술 양식이에요. 아래 그림과 같이 '유, 다, 그' 등 받침이 없는 글자에서 이런 곡선적인 요소를 강조해서 표현했습니다. 특히 '다' 글자를 보면 자음과 모음이 분리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는데 마치 넝쿨이 벽을 타고 올라가 하나가 된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Q. 넝쿨 같은 자연적인 요소를 표현하신 것이 인상적이에요. 이와 같이 작업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으시는 편인가요?

한 장의 사진이나 이미지에서 새로운 폰트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폰트는 오래 전부터 사진을 찍어온 취미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지인들의 결혼식 사진을 찍어 사진 앨범으로 만들어 드리곤 했는데요, 그 중 한 앨범의 타이틀이 '가장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명조 스타일의 글자에 넝쿨 모양을 직접 접목시킨 형태였는데, 지금의 완성된 「네이처엣지세리프」와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초기의 '명조', '넝쿨'이라는 컨셉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네이처엣지세리프」를 작업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또는 신경 쓰셨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같은 컨셉을 공유하는 산세리프와 세리프라서 작업 과정이 단순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완전히 같은 뼈대로 세리프 등의 끝 처리만 달리 하면 어색함이 있어 자소의 크기를 미세하게 조정해야 했습니다. 이에 따라 몇 가지 원칙을 세워서 제작했는데요.

 

제가 세운 몇 가지 원칙은 첫째, 세리프는 산세리프보다 자음의 크기가 작아져서 여백이 더 생겨야 한다. 둘째, 세리프는 글자의 중심이 중앙에 있는 것이 좋고 산세리프는 전반적으로 조금 위로 올라간 것이 좋다. 셋째, 세리프는 받침의 가로 넓이가 산세리프에 비해 좁아야 한다. 산세리프는 주로 넓은 직사각형의 받침을 가지지만 세리프는 살짝 정사각형의 모습에 가까워지도록 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지켜가면서 「네이처엣지세리프」를 완성했습니다.

 

Q. 위폰트에서는 대부분의 폰트에 기울어진 이탤릭(Italic) 스타일을 함께 제공하시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라틴 폰트에서는 이탤릭이라는 기울어진 스타일이 함께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글에서는 드문 편이죠. 프로그램에서 임의로 기울기를 적용시키는 것도 가능하지만, 한글 폰트는 너무 심하게 기울어져서 보기에 좋지 않고 사용하기도 힘들거든요. 폰트의 스타일마다 어울리는 미세한 기울기 튜닝과 이탤릭에 맞는 라틴 커닝(Kerning) 조정이 추가되어 사용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폰트는 특히 기울어진 스타일이 잘 어울리고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아서 이탤릭 스타일을 함께 제공하게 되었어요.

Q. 그렇다면 「네이처엣지세리프」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면 좋을지 추천해주세요!

우선 아르누보 컨셉인 만큼 화장품, 뷰티 관련이나 서정적인 책, 분위기 있는 카페 등에 착 붙을 것 같아요. 그리고 판타지 장르나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가진 창작물에도 잘 어울릴 것 같고요. 한글뿐만 아니라 라틴과 숫자도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Q. 앞으로의 위폰트의 작업들도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산돌구름 사용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느리지만 꾸준히 다양한 폰트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남다른 미감을 가지신 폰트 사용자 분들께서 꼭 한 번 눈여겨 보시고 사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위폰트의 아르누보 컨셉 폰트 「네이처엣지세리프」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