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의 힘
산돌구름의 첫 공모전이 열렸습니다. 공모전명은 [내가 좋아하는 한 글 2], 한글의 글자 하나를 선택해 자신만의 감정을 담고, 이를 레터링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작은 단위를 통해 나만의 시선과 감정을 표현해 보는 실험이기도 합니다.
한 음절이라는 작은 단위를 출품 단위로 지정한 까닭은, 형식을 제한하면 오히려 더 많은 것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글자에 의미를 담는다는 건 창작자의 생각과 방식, 취향까지 응축해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형식은 창작자에게는 명확한 출발점이 되고, 관람자에게는 다양한 해석을 열어주는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작업의 시작점을 어디서 잡아야 할지 막막했던 분들에게도, 이 작은 제약이 되레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 다른 창작자들의 한 글자가 나란히 놓일 때, 작품의 의미는 더욱 풍부해집니다. 작품에 담긴 창작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그 위에 관람자의 해석이 덧붙여지며 작업은 한층 더 짙은 울림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형성된 감정의 흐름이 또다른 관람자의 창작 의지를 자극하게 될 때, 한 글자들은 비로소 산돌구름이 바라는 창작 생태계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시작점이 됩니다.
[내가 좋아하는 한 글] 온라인 전시, 2023 (링크)
[내가 좋아하는 한 글] 오프라인 전시, 2023 (링크)
살아 숨쉬는 창작 생태계를 위해
산돌구름이 말하는 창작 생태계란, 작업이 완성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쓰임을 통해 삶에 닿고, 그 안에서 창작자에게 보상도 돌아가는 환경을 뜻합니다.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은 산돌구름과 IP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페스티버(Festiver)’의 다양한 굿즈로 탄생할 예정입니다. 작업이 상품이 되고, 감상은 구매로 이어지며, 창작자는 이를 통해 수익을 얻게 됩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관객분들 중 일부는 새로운 자극을 받아 또다른 창작자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생태계는 스스로 자리를 잡고 살아 숨 쉬게 됩니다. 산돌구름이 만들고자 하는 생태계는 바로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며, 감정과 표현, 보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환경입니다.
산돌구름이 이러한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창작자의 작업이 한 번 보여지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좋은 작업이 만들어졌다면, 그것이 누군가에게 실제로 쓰이고, 그에 대한 대가가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과정이 보장되어야만, 창작자는 다시 작업할 이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산돌구름이 말하는 창작 생태계는 곧, ‘창작자가 작업을 계속해도 괜찮은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 흐름이 이어지도록
앞으로 공모전은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새롭게 열릴 수 있습니다. 한 글자에서 문장으로, 타이포그래피에서 그래픽까지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습니다.표현 방식이 무엇이든 간에, 중심에는 언제나 창작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창작자의 감정이 표현되고, 그 표현이 누군가에게 닿아 반응을 일으키고, 그 반응이 다시 새로운 작업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산돌구름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창작 과정을 하나씩 플랫폼 안으로 초대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공모전은 그런 흐름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창작이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으며 더 오래 살아 움직이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이 작은 공모전이 그 흐름의 건강한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뿌리가 여러분의 창작하는 마음 속으로 깊숙이 뻗어나가기를 바랍니다. 산돌구름은 그 마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안전한 터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ditor
산돌 웹플랫폼팀 장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