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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 Tape] Vol.1

1960s Psychedelic Rock

음악과 타이포그래피의 합작, Type Tape:
시대별 앨범 아트의 그래픽 언어를 소개합니다.

1960s Psychedelic Rock

첫 번째 장르는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입니다. 구불구불한 레터링과 과감한 색, 몽환적인 앨범 아트 속 글자들을 만나보세요.


1960s 사이키델릭 록,
이들의 글자는 왜 흐물흐물할까?






Tape Notes
Genre
1960s Psychedelic Rock
Typography
흐물흐물한 글자, 과감한 색상
Keyword
곡선, 환각성, 반문화
Editor
Y





1960년대 후반의 사이키델릭 록 앨범 아트를 보면, 타이포그래피가 참 이상하다. 반듯하게 정리돼 있기보다 녹아내리는 것 같고, 물결치고, 덩굴처럼 휘어 있다. 어떤 건 제목을 읽으려고 보기보다, 그냥 분위기에 휩쓸리게 된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왜 이렇게까지 읽기 어렵게 만들었지?” 싶을 수도 있는데, 사실 그게 바로 이 시대 디자인의 핵심이었다. 이때의 글자는 정보를 또렷하게 전달하는 도구라기보다, 음악의 기분과 태도를 먼저 보여주는 장치에 가까웠다.

이 흐물흐물한 글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었다. 1960년대의 사이키델릭 그래픽은 그 시대의 반문화와 아주 깊게 연결돼 있었다. 당시 젊은 세대는 기존 사회의 질서나 보수적인 분위기, 딱딱한 규범에서 멀어지고 싶어 했다. 음악도, 옷도, 포스터도, 앨범 커버도 전부 더 자유롭고 더 낯설고 더 감각적인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래서 글자 역시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보다, 더 유기적이고 더 이상하고 더 감정적인 모양을 택하게 된다. 관련 연구도 히피·사이키델릭 레터링이 둥글고 유기적이며,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주류 문화와 구별되는 시각 언어가 되었다고 설명한다.¹

¹ Coluzzi, P. (2021). The significance of typography in the linguistic landscape of the 1960s and 1970s: Hippie vs. punk. Journal of Modern Languages, 31(1), 86–111.

웨스 윌슨 포스터 01 웨스 윌슨 포스터 02 웨스 윌슨 포스터 03
Figure 1. Wes Wilson, New Generation, Jay Walkers, Charlatans, 1966.
Figure 2. Wes Wilson, The Sound, 1966.
Figure 3. Wes Wilson, Grateful Dead, Otis Rush Chicago Blues Band, The Canned Heat Blues Band, 1967.

이 흐름은 사실 앨범 커버보다 먼저,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 공연 포스터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Fillmore Auditorium나 Avalon Ballroom 포스터를 보면, 글자는 더 이상 얌전히 줄 맞춰 서 있지 않는다. 웨스 윌슨 같은 디자이너들은 글자를 ‘읽는 정보’가 아니라, 화면 안에서 출렁이고 휘고 서로 밀고 당기는 형태로 바꿔버렸다. 그래서 이 포스터들은 내용을 차분히 읽게 하기보다, 보는 순간 먼저 눈을 붙잡는다. 당시 이를 다룬 자료들도 이들이 기존의 반듯한 규칙을 깨고, 왜곡되고 읽기 쉽지 않은 레터링으로 완전히 다른 시각 언어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웨스 윌슨은 이 스타일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주 언급된다.








중요한 건, 이런 스타일이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사이키델릭의 구불구불하고 장식적인 그래픽은 당시 젊은 문화의 분위기만 반영한 게 아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세기 말 일러스트레이터 오브리 비어즐리의 섬세하고 장식적인 선에서도 비슷한 감각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니까 사이키델릭 록의 흐물흐물한 글자는 단지 환각적인 분위기를 흉내 낸 결과가 아니라, 오래된 장식미술의 언어를 1960년대식 감각으로 다시 번역한 결과에 가깝다. Juliana Duque는 이런 흐름이 1966년 V&A의 비어즐리 회고전 이후 더 또렷해졌다고 보고, 비틀즈의 〈Revolver〉를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짚는다.


Beatles revolver 비틀즈 리볼버
Figure 4. Beatles, Revolver, 1966.
Cover art by Klaus Voormann.


비틀즈의 〈Revolver〉는 ‘사이키델릭 시각 언어’가 앨범 아트의 세계로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자주 다뤄진다. 이 커버는 단순한 포토그래피 대신, 선 드로잉과 콜라주를 섞어 훨씬 더 실험적이고 낯선 분위기를 만든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완전히 녹아내리는 글자’와는 조금 다르지만, 사이키델릭한 시각 감각이 본격적으로 앨범 커버 디자인에 스며드는 출발점으로 보기 좋다.








Cream Disraeli Gears 크림 디즈라엘리 기어
Figure 5. Cream, Disraeli Gears, 1967.
Cover art by Martin Sharp.

그다음에는 훨씬 더 직접적인 사례들이 나온다. Cream의 〈Disraeli Gears〉를 보면 강한 색, 꽃무늬, 장식, 부풀어오르는 듯한 글자가 화면 안에 꽉 차 있다. 이쯤 되면 제목을 또렷하게 읽는다는 느낌보다, 이미지 전체가 다가온다. 글자도 장식도 배경도 전부 따로 놀지 않고 한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그래서 사이키델릭 록의 타이포그래피는 ‘글씨’라고 부르는 것보다, 음악의 열기와 몽롱함을 시각으로 번역한 아트라고 보는 쪽이 더 어울린다.

황조지 다듀 황조지 패러디
Figure 6. The Jimi Hendrix Experience, Axis: Bold as Love, 1967. Cover art based on a painting by Roger Law.
Figure 7. Jefferson Airplane, Surrealistic Pillow, 1967.


Jimi Hendrix의 〈Axis: Bold As Love〉나 Jefferson Airplane의 〈Surrealistic Pillow〉같은 사례를 같이 놓고 보면, 이 장르가 단순히 글자를 이상하게 만든 게 아니라는 점이 더 잘 보인다. 여기에는 하나의 공통된 감각이 있다. 색은 더 과감해지고, 화면은 더 촘촘해지고, 글자는 더 유연해지고, 전체 이미지는 더 비현실적으로 변했다. 1966년 말에 녹음된 〈Surrealistic Pillow〉는 주류 음악계에 진출한 최초의 사이키델릭 앨범 중 하나였으며(1967년 2월 발매 당시 빌보드 차트 3위), ‘White Rabbit’에 나오는 환각제를 복용하는 모습과 같은 반문화적 개념을 새로운 팬층에게 소개한 앨범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 사이키델릭 음악계의 시작은 사실상 이 앨범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대를 듣고 싶다면, Y의 Music Box

이 시대의 사이키델릭 록의 공기를 조금 더 직접 느끼고 싶다면, 아래 10개의 앨범부터 들어봐도 좋다.

Strange Days
〈Strange Days〉
The Doors · 1967
When the Music’s Over
The Doors
〈The Doors〉
The Doors · 1967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The Beatles · 1967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Disraeli Gears
〈Disraeli Gears〉
Cream · 1967
  1. Tales of Brave Ulysses
  2. SWLABR
Are You Experienced
〈Are You Experienced〉
The Jimi Hendrix Experience · 1967
Are You Experienced
Axis Bold as Love
〈Axis: Bold as Love〉
The Jimi Hendrix Experience · 1967
Bold as Love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Pink Floyd · 1967
Interstellar Overdrive
Surrealistic Pillow
〈Surrealistic Pillow〉
Jefferson Airplane · 1967
White Rabbit
Cheap Thrills
〈Cheap Thrills〉
Big Brother & The Holding Company, Janis Joplin · 1968
Oh, Sweet Mary
Anthem of the Sun
〈Anthem of the Sun〉
Grateful Dead · 1968
Alligator




그래서 사이키델릭 록의 글자들은 왜 그렇게 흐물흐물했냐고 묻는다면,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더 잘 읽히게 하려는 게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글자를 통해 설명하려고 한 게 아니라, 감각을 흔들고 싶어 했다. 기존의 질서를 닮은 타이포그래피 대신, 곡선과 장식과 밀도를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했다. 결국 이 시대의 글자는 멋을 부린 결과가 아니라, 곡선, 환각성, 반문화가 만나서 자연스럽게 나온 시대의 얼굴이었다.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1967년 샌프란시스코 하이트-애시버리.
‘사랑의 여름’으로 알려진 이 사회 운동 중인 10만명의 ‘히피’라 불리던 젊은이들.
사이키델릭 그래픽이 태어난 도시의 공기. (출처)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1967년 1월 14일, 골든 게이트 공원에서 열린 Human Be-In.
제리 가르시아와 밥 웨어가 본 행사에서 만난 모습. (출처)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휴먼 비인 이후의 풍경. 감각과 해방의 분위기가 거리로 번졌다.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1967년 6월 16일,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서 열린 Monterey Pop Festival.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Monterey Pop Festival 포스터.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Monterey Pop Festival 관객석에 앉아 있는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존스와 니코. (출처)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 기획특별전 사투리는 못 참지! 정지용 시인 〈향수〉 충청도 시각화 포스터
Monterey Pop Festival 백스테이지의
브라이언 존스(왼쪽)와 지미 헨드릭스. (출처)



“1962년부터 1969년까지는 모든 일이 순차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 모든 게 동시에 벌어졌어요. LSD, 비틀즈, 성 혁명, 반전 운동, 시민권 운동 등 온갖 요소들이 뒤섞여 있었죠. 그 시기는 짜릿하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경험이었고, 우리는 팝 페스티벌을 통해 그 모든 감정과 열정을 몬터레이에 가져오고 싶었어요.”

— 폴 칸트너, Jefferson Airpl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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