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음사' 콘텐츠기획팀이 일하는 법
독서율은 갈수록 떨어지지만 '텍스트힙'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시대,
종이책은 사라질까 싶지만 여전히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도서전,
모순적인 흐름 안에서 트렌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출판사
'민음사'의 콘텐츠는 어떻게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요?
독자들에게 더 가깝고 재미있게 다가가기 위해 일상을 담는
민음사 콘텐츠기획팀이 일하는 방식과 추천 폰트까지 만나보세요!
콘텐츠의 힘
―독자분들을 위해 민음사 콘텐츠기획팀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민음사 콘텐츠기획팀은 민음사의 SNS 채널 운영과 유튜브 채널 <민음사TV> 관리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마케팅 트렌드에 발맞춰 민음사의 책과 문화를 다양한 포맷과 방식으로 소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2025년 북클럽과 도서전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계실 것 같은데요. 요즘 팀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올해 초부터는 '민음북클럽' 오픈 준비에 집중해왔고 최근까지도 북클럽 기획이 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가입 선물 기획부터 발송까지 상반기를 가쁘게 달려왔고요.
이제는 서울국제도서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아, 현재는 도서전 기획과 운영 준비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한 상황입니다. 올해 도서전에서는 ‘가상의 독서단’이라는 콘셉트를 제안하고, 관람객이 자신의 독서 성향을 돌아보며 어울리는 독서단에 가입하고 책을 추천받을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민음사 콘텐츠기획팀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콘텐츠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큰 프로젝트로는 매주 1편씩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민음사TV>가 있어요. 올해는 새로운 코너와 함께 더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어 볼 예정이고요.
최근에는 민음의 시(@minumsa_poem) 시집 시리즈에 수록된 시를 영상화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별도의 계정도 운영 중입니다.
실험적인 분위기의 영상을 시와 결합한 콘텐츠로, <민음사TV>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며 소소하게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이 채널은 아직 운영 초기 단계로, 다양한 영상이 더 많이 쌓이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시집을 읽거나 시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방식과 감각으로 시를 소개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새롭게 준비 중인 콘텐츠도 있으시다고요.
5월부터는 팟캐스트 채널을 새롭게 시작해 볼 예정입니다. 극단적으로 짧은 숏폼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긴 호흡의 오디오 콘텐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유튜브 영상에서 미처 담지 못한 다양한 작품과 작가들의 이야기를, 보다 긴 호흡으로 사적이고 친근하게 풀어내 보고자 합니다.
진행자로 김화진 작가와 정기현 편집자, 과거 ‘말줄임표’로 활동하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기획하고 있어요.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일러스트 작가이자 잡지 『릿터』의 인터뷰이로도 잘 알려진 이수희 작가님이 이번 팟캐스트의 PD로 제작에 참여하신다는 점입니다.
자칭 타칭 팟캐스트 마니아이자 민음사의 콘텐츠와 책에 대한 애정이 깊은 독자이자 작가인 수희 작가님의 독특한 시선이, 팟캐스트를 통해 어떤 콘텐츠로 펼쳐질지 저도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출판사 유튜브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이렇게 주목을 받은 건 <민음사TV>가 처음이죠. 어느새 채널 구독자도 30만을 앞두고 있는데요. 독자들을 사로잡는 <민음사TV>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 가지 포인트가 있겠지만, 지금 떠오르는 핵심은 ‘자연스러움’입니다. 보통 회사나 브랜드 채널은 홍보해야 할 상품이나 콘텐츠가 정해져 있고, 출연자들도 그에 맞춰 제품을 소개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처음부터 ‘직원인 우리’가 스스로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일지를 고민해 왔어요. 그래야 출연자도 편안하고, 시청자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상이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철학을 바탕으로, 트렌디하고 재치 있는 자막과 감각적인 편집이 더해지며 지금의 <민음사TV>만의 매력이 완성된 것 같습니다. 요즘 독자들은 매끈하게 잘 꾸며진 이미지보다 조금 어설프더라도 자연스럽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더욱 신뢰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멋있게 꾸미기보다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좌충우돌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어요.
―출판사 유튜브 채널이지만 쇼핑 아이템 언박싱, 넷플릭스 콘텐츠 추천 등 책 바깥의 이야기도 자주 다루시잖아요. 이런 아이템은 팀 안에서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리시나요?
특히 책 바깥의 이야기를 기획할 때는, 요즘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는 영상이나 코너들을 <민음사TV>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조사와 고민도 많이 하죠. 하지만 아이디어가 가장 자주 떠오르는 순간은 의외로 우리끼리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나 회의 시간인 것 같아요. “요즘 누가 이런 걸 했대”, “최근에 내가 이런 걸 해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 “요즘 이런 고민이 있어" 같은 이야기들 속에서 출연자를 떠올리게 되고, 그게 자연스럽게 콘텐츠 기획으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우스갯소리로 PD님들 앞에서 함부로 근황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웃음) 그래서 결국 돌아보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초창기에는 이런 콘텐츠를 기획할 때 내부의 반대나 우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처음부터 그 부분은 분명히 하고 채널을 시작했어요. 단순히 신간을 홍보하거나 광고하는 영상이 아니라, 그런 목적에 얽매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다면 ‘제대로’ 한 번 해보겠다고 대표님께 자신 있게 말씀 드렸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 ‘제대로’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저도 잘 몰랐어요. 그럼에도 그렇게 말씀드렸고, 또 그걸 허락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윗선에서 영상 내용에 대해—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책 이야기를 얼마나 다루는지, 누가 출연하는지 등—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세요. 그 점이 아마 다른 출판사 유튜브 채널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설득을 많이 했던 건 아니지만, 그동안 저희 팀이 해왔던 다양한 시도들을 긍정적으로 봐주셨고, 그런 신뢰가 쌓인 덕분에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에는 그냥 믿고 맡겨주신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점에 대해서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결론적으로는 그런 콘텐츠들이 민음사만이 할 수 있는 코어 콘텐츠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책을 다루는 영상과 그 밖의 영상을 대략 어느 정도 비율로 기획하고 운영하시나요?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특별히 정해진 비율을 의도적으로 맞추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보통 한 달에 5~6편 정도의 영상이 업로드 되는데요, 이 중에서 ‘세계문학전집 월드컵’이나 ‘세계문학전집 독서클럽’처럼 깊이 있는 책 이야기를 다루는 콘텐츠는 준비 기간이 길고 영상 분량도 길어 월 1회 정도만 제작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영상들은 ‘문박싱’, ‘민음사생활’처럼 책이 중심 소재는 아니지만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들로 운영되고 있어요. 다만 출연자 대부분이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보니, 책 이야기를 중심에 두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책 이야기가 스며들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성격을 명확하게 구분 짓기보다는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언급해 주신 콘텐츠 중에서도 ‘세문전 월드컵’처럼 사내 편집자분들께서 직접 출연하신 영상들이 큰 호응을 받은 것 같아요. 독자들이 편집자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독자분들이 민음사의 편집자 콘텐츠를 좋아해주시는 이유가 ‘전문성’과 ‘친근함’ 사이의 자연스러운 균형에 있다고 생각해요. 편집자들은 책을 만드는 ‘전문가’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이자 ‘직장인’의 모습도 함께 갖고 있거든요. 우당탕탕하는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도 책을 다루는 순간만큼은 깊이 있는 이야기와 통찰을 보여주는데, 그 입체적인 면모가 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 위 영상 썸네일/자막에 사용된 폰트가 궁금하다면?
―최근 29CM에서 주최한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에 다녀왔는데요. 다양한 문구인들의 취향이 담긴 부스들을 둘러보면서, ‘사람들은 타인의 취향을 들여다보는 것을 참 좋아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때마침 <민음사TV>에서 ‘책장구경’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더라고요. 아마도 비슷한 맥락일 것 같은데, 이 코너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이번 새 코너를 기획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우선 아주 현실적인 이유로는, 3년 넘게 쉼 없이 이어온 '문박싱' 코너를 한 번쯤 개편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고요.
또 출연자가 주로 사내 직원이다 보니 인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어요. 아무래도 직원 수가 무한정 많은 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책을 매개로 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어요. 많은 독자분들께서 유명인보다는 민음사 직원들의 소소한 이야기에 더 공감된다고 말씀해주셨지만, 한편으로는 더 폭넓은 책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책장구경’이라는 코너는 한 사람의 취향, 환경, 관심사, 고민까지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는 포맷이라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은 타인의 취향을 들여다보는 걸 정말 좋아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이 코너가 독자분들께도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섭외가 쉽지는 않았지만 쩜님, 찰스엔터님, 한로로님 등 전혀 다른 씬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과 '책'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고요. 앞으로 또 어떤 분들이 나와주실지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30만 구독자를 앞두고, <민음사TV> 채널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올해 <민음사TV>의 가장 큰 목표는 더 많은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민음사 내부 직원들의 캐릭터와 케미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오며 두꺼운 팬층을 쌓아 왔는데, 내부 인물 중심의 콘텐츠만으로는 구독자 수나 조회수에 한계가 있다는 걸 점점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외부 게스트를 초대하거나, 요즘 대중적으로 익숙한 팟캐스트 형식을 차용하는 등 채널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어요.
다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기존 팬들의 충성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점이라고 생각해요. 그 균형을 잘 잡아가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채널로 성장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영상용 폰트
―<민음사TV>의 영상 목록을 쭉 보니, 썸네일에는 2-3가지 폰트를 대표적으로 사용하시더라고요. 각 코너마다 사용하신 폰트와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세문전 월드컵'과 '문박싱'은 회차마다 "ㅇㅇ 특집", "ㅇㅇ템"처럼 주제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고, 그 주제가 콘텐츠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심이 됩니다.
그래서 썸네일에서도 그 키워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길 바랐고, 이를 위해 가독성이 뛰어난 고딕체를 사용했습니다. 시선을 빠르게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했거든요.
'세문전 월드컵'에는 「본고딕」, '문박싱'에는 「Sandoll 고딕Neo1」을 사용했어요.
직원들이 출연하는 '민음사생활'은 직장 내 소소한 일상 속 재미를 담아내며, 오피스 코미디의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뭔가 진지한 척하는 상황을 자막으로 표현하면, 그 어이없고 소소하게 터지는 웃음코드가 잘 살아나더라고요. 이런 유쾌하고 허를 찌르는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 명조체를 선택했습니다.
썸네일에는 「Sandoll 명조」, 자막에는 「Sandoll 제비」를 사용했어요.
―‘책장구경’ 썸네일에는 「Sandoll 아트」를 사용하셨어요. 최근 탈네모꼴 폰트의 돌아온 유행을 실감하고 있는데,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민음사에서 선택해주셔서 더 반가웠어요. 이 폰트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요?
「Sandoll 아트」는 자음, 특히 ‘ㅊ, ㅈ, ㅅ’의 형태가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 깊었어요. 전체적으로 발랄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반적인 탈네모꼴 폰트들에 비해 가독성이 훨씬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명조나 고딕처럼 익숙한 폰트들 사이에서도 개성이 뚜렷해서, 시선을 끄는 신선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코너인 '책장구경'의 썸네일에 사용하게 되었어요.
―상단의 로고에는 「SD 커오히」를 활용하신 것도 눈에 띄었어요. 어떤 이유로 이 폰트를 로고에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로고의 폰트를 정할 때는 2가지 요소를 고려했습니다. 첫 번째는 콘텐츠의 콘셉트와 어울리는 분위기였어요.
'책장구경'은 마치 집 안에서 편하게 앉아 함께 책장을 구경하는 듯한, 따뜻하고 소소한 재미를 주는 콘텐츠예요.
그래서 전체적인 미술 콘셉트도 편안하고 귀여운, 약간은 장난스러운 느낌으로 구성했고요. 특히 책장을 꾸미는 ‘다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디자인적으로도 친근한 요소들을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
로고의 배경은 책장의 네모난 형태와 민음사의 ‘ㅁ, ㅇ’을 모티프로 디자인했는데, 이 네모 안에 들어갈 글자 역시 네모와 동그라미의 형태가 조화롭게 어우러졌으면 했어요. 「SD 커오히」는 깔끔하게 뻗는 획과 함께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이 콘셉트와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로고로서의 존재감이에요. 「SD 커오히」는 획이 두껍지는 않지만 글자의 폭이 넓어서 시각적으로 부피감이 느껴지거든요. 화면에서 눈에 띄는 힘이 있어서, 로고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어요.
―그 외에도 자막에서는 더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시는데요, <민음사TV> PD가 추천하는 자막용 폰트를 3-4가지 정도 추천해 주신다면?
개인적으로 깔끔하면서도 귀여운 폰트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Gothic A1」, 「척척고딕」, 「갈무리14」 같은 폰트를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마비옛체」도 포인트로 쓰기 좋은 것 같아서 눈여겨 보고 있어요. 추가로 「SD 프시케」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폰트에 포인트를 준 장식이 너무 예뻐서 언젠가 어딘가에 써 보고 싶은 폰트라서 항시 눈여겨 보는 중입니다.
―요즘 <민음사TV> PD님께서 꽂힌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으시다면 추천해 주세요!
요즘은 다양한 주제와 취향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팟캐스트형 토크쇼 콘텐츠에 특히 관심이 가요.
그 중에서도 <SPNS TV>의 '슈즈오프'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자막 없이 편집을 최소화한 채 영상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썸네일에서는 고딕체와 눈에 띄는 색감을 활용해 콘텐츠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내는 점도 인상 깊었고요.
또 하나 재미있게 보고 있는 채널은 <채민피디>라는 브이로그 채널이에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척척고딕」 폰트를 채널 전반에 사용하고 있어서 처음부터 호감이 갔고, 칠판 앞에 서서 남편을 청중 삼아 썰을 푸는 형식도 참 독특했어요.
특히 채널 운영자가 PD 출신이라 그런지, 일상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흔한 브이로그들과 달리 기승전결이 뚜렷해서 더 짜임새 있게 느껴졌고, 그 점이 시청자로서 계속 보게 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추가로, 플레이리스트 채널도 추천하고 싶은데요. <Ending Credits>, <클래식좀들어라> 둘 다 컨셉에 충실한 채널이라 보고 듣는 맛이 있어서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매번 클릭하게 되더라고요.
<Ending Credits>은 영화를 보는 것만큼이나 영상미가 뛰어나고, <클래식좀들어라>는 썸네일과 제목이 무척 재미있어요.
채널 주인이 던져준 제목을 통해 상황을 상상하면서 클래식을 들으면 놀랍게도 그렇게 들린(?)답니다. 요즘은 독서할 때 플레이리스트가 중요하잖아요. 소설과 어울리는 플리를 찾아서 듣기도 하고요.
<민음사TV>에서도 언젠가 그런 시도들을 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바람과 함께…
―유튜브 외에도 기억에 남는 민음사의 콘텐츠에 대해 여쭤보고 싶어요. 먼저 민음북클럽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올해의 북클럽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올해로 3년차를 맞이한 북클럽 전용 기획 도서 『잡동산이』를 더욱 업그레이드 하는 데 많은 투자를 했어요. 편식 없는 독서를 지향하며 다채로운 장르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 학습지처럼 구성된 『잡동산이』는 올해 특별히 해외문학팀의 콤비, 혜진 편집자와 민경 편집자가 기획자로 참여하여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이전 『잡동산이』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장르의 글을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읽기’를 넘어 자연스럽게 ‘쓰기’ 능력까지 키울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짧은 글 필사부터 긴 글 필사, 그리고 나만의 글쓰기까지, ‘쓰기’의 여러 단계를 체계적으로 따라가며 독서의 경험을 쓰기로까지 넓혀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사실… 전에 없던 형식의 책이라 이렇게 설명하는 것보다 한번 북클럽 가입하셔서 경험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웃음)
―2024년도에 이어 2025년에도 <민음북클럽>의 메인 폰트로 「둥켈산스글랏」를 사용하셨는데요. 이 폰트가 주는 어떤 인상이 마음에 들어 선택하게 되셨나요?
2025년 민음북클럽의 캐릭터들이 친근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인데요. 「둥켈산스글랏」이 캐릭터의 느낌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면서도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읽는 마음, 쓰는 존재’라는 카피를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는 폰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민음사에서 매년 제작하는 세계문학전집 일력은 올해 모바일 버전으로도 출시되었다고요. 어떻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거의 지난 10년간 민음사의 연말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일력을 디지털 버전으로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침 타이핑웍스에서 좋은 제안을 주셔서 함께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보는 모바일 배경화면에 고전문학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어요. 요즘 X(트위터)에서 위젯 인증도 종종 보이더라고요.
X에서의 반응을 보면서 저희도 놀랐어요. 기획자 입장에서 독자들이 어떤 문장들을 좋아하고 공유하는지 피드백 받는 것도 좋았고요. 종이 일력은 공유하려면 사진을 촬영해서 올려야 하니까 사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았거든요. 그리고 종이 일력이 가진 아날로그 감성이 사라졌다기보다 온라인 필사, 그리고 위젯 화면을 꾸미는 새로운 트렌드로 확장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일력에 사용된 영문과 숫자 폰트도 독특한 느낌인데, 어떤 폰트일까요? 고전 문학에 이런 힙한 디자인도 어울리다니 놀랐어요.
세계문학전집 일력에 사용된 폰트는 디자이너 Nikola Kostić의 「Schwenk」에요.
폰트 이야기를 하려면 일력에 사용된 그림도 함께 언급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림은 Félix Vallotton(French, 1865-1925)의
그림이 그려진 19세기 책들의 장정은 보통 둥근 양장본인데 둥글게 왜곡되고 휜 서체 「Schwenk」가 그림에서 생략된 책등의 무수한 제목처럼 보이고요.
실제로 환양장 책 작업을 하고 입체 이미지를 만들 때 책등을 휘어 보이게 왜곡시켜서 만드는데, 이 서체가 그런 모습으로 보여서 쓰게 되었어요.
세계문학전집 일력이 가지고 있는 방향성과 모두 맞아 떨어지는 그림과 폰트라고 생각합니다.
―성인 독서율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텍스트힙’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모순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문화의 자정 작용에 대해서 믿고 싶은 마음입니다.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영상 소비 패턴과 문해력 이슈 등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텍스트힙’이라는 트렌드가 떠오르는 게 아닐까 해요. 특히나 젊은 독자들을 중심으로 트렌드가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희망으로 생각하고 (싶)있어요.
―앞으로도 민음사 콘텐츠기획팀이 만들고 싶은 콘텐츠,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경험은 무엇인가요?
출간되는 한 권 한 권의 책을 알리는 마케팅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책을 일상 속에서 더 가깝게 느끼고 재미있게 만드는 작업을 통해 더 많은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활동에 집중하고 싶어요. <민음사TV>의 구독자들 중에 ‘민팁을 보기 전에는 책 읽는 재미를 몰랐는데 민팁을 통해 책 읽는 사람이 됐다’는 댓글들이 많거든요. 그런 반응들을 볼 때 정말 즐겁고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민음사의 콘텐츠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또, 벌써 여름이 다가오는데요. 올 여름에도 워터프루프북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말 그대로 물에 젖지 않는 종이로 만들어진 책인데요. 민음사의 여름 시그니처 도서로 벌써 여러해 여름이면 출간을 이어오고 있어요. 올해는 ‘여름’과 어울리는 소설과 시를 워터프루프북에 담아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브랜드 YUN과의 특별한 콜라보도 책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니 더 큰 관심 부탁드려요!
민음사 콘텐츠기획팀's Pick!
상품 구입시 주의사항
- in sight of 민음사 구매 가능 기간 : 2025.04.29. - 9999.12.31.
- 사용 가능 기간 : 구매일로부터 365일 동안 사용 가능
- 산돌구름 셀렉샵 상품의 경우 판매 기간 종료시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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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환경에서 폰트 사용시 산돌구름앱과 호환되는 일부 앱에만 적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