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리스너들의 덕심을 훔치는💸 폰트들
: 2025 K-POP💿 중간 결산
우리는 무슨 민족? 배달의 민족? 도파민🍿의 민족이죠.
우리에게 도파민이란 뭘까요? K-POP이죠.
고된 노동👩💻을 할 때나, 대중교통🚇에서 무표정으로 내적 댄스를 출 때나, 화장실🚽에 있을 때나,
우리는 K-POP과 함께합니다.
눈부신 우리의 우상🫶들은 매번 빛나는 앨범과 함께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 가운데엔 떡하니 앨범의 이름, 타이틀의 제목이 적혀 있죠.
때론 당차고 또렷한 목소리로, 자유롭게 휘갈겨진 글씨로, 깨어질듯 차가운 조각으로요.
6월의 문을 막 닫은 지금, 2025년 K-POP 중간 결산.💯
아직 식지 않은 열기의 K-POP 앨범들은 어떤 타이포그래피와
폰트 계열들이 사용되었는지 함께 살펴봅시다.👀
“클래식이란, 볼 때마다 새롭게 말을 거는 것이다.” 이탈로 칼비노가 한 말입니다. 클래식이란 끝없는 해석의 대상,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언제나 새롭게 다가올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죠. 케이팝 아트 위에서도 이 공식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폰트의 영원한 클래식, 고딕 계열 폰트는 아티스트에 따라 얼마나 다채롭게 옷을 갈아입게 될까요?
💋 클래식 + Y2K = 레트로
〈Sexy Food - Single〉, 햄부기 (2025.07.04.)
이 시대 최고 섹시 개그우먼 이수지(님)가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직 모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본 아티클 작성일 7월 4일.. 오늘 데뷔하셨습니다.)
2000년대 초반의 사이버 문화를 표방하는 Y2K 스타일의 햄부기. 그녀와 클래식 타이포그래피가 만나 레트로 매거진 표지가 짜잔. 가수로서의 그녀의 파급력 또한
기존 우리 우상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을 것 같죠?
감각적인 그녀의 타이틀 폰트 픽은 ‘Monotype’의 「Placard Next Pro Condensed Bold」.
그녀의 최애 음식들에 쓰인 폰트는 ‘Indian Type Foundry’의 「Akhand Bold」.
유사한 폰트 아래에 모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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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Zumme Cut16종·S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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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SETCOMPANYTSC베아트리아체1종·S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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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Ardela Edge X0322종·S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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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NNERSAvancar Condensed18종·Display,Sans
🌪 클래식 + HIPHOP = 절제된 포스
〈FAMOUS〉, ALLDAY PROJECT (2025.06.23.)
두 번째로 소개할 앨범은 클래식 타이포그래피와 힙합의 만남, 데뷔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던 더블랙레이블 ‘올데이 프로젝트(ALLDAY PROJECT)’의 〈FAMOUS〉 입니다.
원체 멤버들이 유명했던 덕에 돌판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는데, 쇠맛 잔뜩 나는 아트웍일 것이라는 많은 궁예와는 달리 화이트의 깔끔한 고딕 폰트를 하단 중앙에
배치한 시원한 디자인의 앨범이 등장했습니다. 힙합이라는 음악 정체성을 가진 전사들의 시작이 클래식하기까지 하다니, 미니멀하고 절제된 고딕 계열
폰트 아래 그 포스가 더욱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약간의 획대비가 있는 고딕체를 사용하여 단정함 보다는 힙한 느낌을 주는 톡톡한 센스도 돋보이네요.
여리여리하고, 하늘하늘하고, 보드라우면서도, 슬쩍 시선을 피하는 고양이 같기도 하고, 반짝반짝 빛을 내는 립글로스 같기도 한······.
이번에는 감정을 단단하게 찍기보다는, 그 끝자락을 가볍게 흘려보내는 girl들의 아트웍들을 모았습니다. 달콤하거나, 뾰족하거나, 번지거나.
우리의 girl들이 보여준 타이포의 공통점은 딱 떨어지는 직선보다는 통통 튀듯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곡선에 있습니다.
🍬 달콤한 스위츠를 녹여 쓴 것처럼
〈UNCUT GEM〉, KiiKii (2025.03.24)
어릴 때 다들 한 번쯤 해 본적 있지 않나요? 초콜릿 녹여서 젓가락으로 휘저은 다음 뭐라도 그려보는 거요. 끊길듯 끊기지 않으면서 영어 필기체 같은 것들 휘갈기게 되잖아요.
그때의 그 달콤함들이 유행이랍니다.
〈UNCUT GEM〉의 타이포그래피는 마치 그때의 녹은 스위츠를 타이포그래피로 되살린 것 같아요. 타이틀 로고는 푸른빛 잉크의 흔적처럼, 유려한 커브가 촉촉하게 펼쳐집니다.
이런 스타일의 레터링이 탐난다면, 아래 데코감 있는 스크립트 계열을 사용해보세요. 부드러움 속에 짙은 감정을 녹여내고 싶은 순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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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Pritzious1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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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Parfumerie1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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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Allyson1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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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Braisetto5종·Script
〈STYLE〉, Hearts2Hearts(하츠투하츠) (2025.06.18.)
달달함의 또다른 감성, 팝 걸리로 무장한 하츠투하츠의 〈STYLE〉. 라틴 스크립트 폰트 위에 하트, 별, 꽃 등 러블리한 그래픽이 잔뜩 얹혀 있는 모습이 거의 디저트 데코에 가까운데요. 로고 글립 하나하나가 말랑하고 탱글하게 만져지는 것이 포인트. 꾸밈 많은 이런 타이포는 자칫 유치해질 수 있지만, 적당히 톤 다운된 핑크, 정돈된 자간 조절 덕분에 촌스럽지 않아요. (2000년대 일본풍 프리쿠라 감성도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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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ionTypeEnfantine4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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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ypeMY Winsome1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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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ypeMY Nostalgia1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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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9fontEgg9BasicLove2종·Display,Script
🥫 끈적하고 질펀한 흔적처럼
〈Gnarly〉, KATSEYE (2025.04.30.)
이번엔 좀 다른 결로 가보죠. 똑같이 직선은 아니나, 그렇다고 산뜻하진 않습니다. 질척거리고, 어딘가 보고있으면 살짝 불쾌해지는 것도 같고요.
이 인상적인 그래픽은 ‘KATSEYE’(캣츠아이)의 글로벌 히트곡 〈Gnarly〉의 로고예요.
음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초록색, 젤리처럼 끈적이고 반투명한 질감, 슬라임처럼 잘 닦이지 않을 것만 같은 형태······.
쓰면서도 자연히 인상을 찡그리게 되는데요. 어떤가요? 타이포그래피라는 시각적인 장치에 촉각적 감각이 성공적으로 더해진 것 같지 않나요?
이런 방식이 지금 시대 타이포의 또 다른 힘일지도 몰라요. 언어가 심상으로 전환되는 그 순간에, 세계관이나 캐릭터성과 같이 아티스트에게 중요한 것들이
직관적이고 깊게 각인되는 효과가 있거든요.
‘캣츠아이' 로고 타입의 각 글립들은 빛이나 액체가 번지듯 이어져 있는데요, 이는 멤버들이 하나로 스미듯 융합하며 자신들의 비전을 이뤄가는 능력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흥미롭죠?
'1ST WORLD TOUR ‘NEW DREAM’ ― 서브 타이틀에는 산돌구름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더 타입 파운더스(The Type Founders)’의 「Etna」가 사용되었어요.
과거 로마 시절의 세리프 구조를 현대적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디스플레이 서체로,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이번 투어 포스터에도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낄 땐 끼고, 빠질 땐 빠지는 글자들. 본인의 자리에서 힘을 다해 주는 타이포들이 있어요. 조용해 보이다가도, 한 순간 뻗어 나오는 세기. 이번 섹션은 ‘강약조절 완벽한’ 타이포그래피의 앨범들을 모아봤습니다. 존재감이 뚜렷한 만큼 강한 그들의 서사도 한 번 함께 들여다 봅시다.
👊 묵직하고 날카롭게, 선명한 한 방
〈Dirty Work〉, aespa (2025.06.27.)
에스파가 컴백했습니다. 그저 깨끗하기만 한 용안으로 함께하는 〈Dirty Work〉. 그리고 폰트 관련 콘텐츠 생산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었던 엄청난 블랙 베다와
금장의 BLACK LETTER. WOW.
‘블랙레터’는 12세기 유럽에서 사용된 일종의 필기체로, 현재는 중세 고딕 폰트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각진 세리프와,
고딕 아키텍쳐에서 가져온 전체적인 뾰족함 및 볼드함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큰 특징이에요.
에스파는 이전에도 블랙레터를 사용한 적이 있어요.(하단의 ‘yeah I’m a hot mess')
블랙레터를 꼭 무겁고 강하게만 쓸 필요는 없죠.
큰 획 대비와 장식적인 세리프로 인해 레트로한 무드를 지니기 때문에 70~90년대 복고풍, 혹은 키치한 장르와도 훌륭하게 어우러지거든요.
🛑 잠깐! 핫 메스 포스터 컨셉이 마치 걸스락처럼 보여서 말인데요.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분명 락덕🤟도 계실 것이라 생각하는데······.
❓Y의 WHY 🤔: 왜 메탈 락(Metal Rock)은 '블랙레터'를 좋아하는가?
❶ 그 서체에 그 음악 🎸
블랙레터는 중세 시대 인쇄기 발명 이전(15세기 이전)까지 쓰이던 서체인데, 낯설고 복잡한 형태 때문에 그자체로 시각적인 충격을 줬어요. 그 덕에 락 음악이 주던 센 느낌에 찰떡으로 붙었던 거죠.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 ‘메탈리카(Metallica)’ 같은 우리의 락 조상들이 이를 싫어할 리 만무했어요.
❷ 신성한 언어의 그릇을 감히 ‘락 따위’가! 😠
때는 중세 시대, 서체는 단순한 글꼴이 아니었어요. 특히 성경을 필사하던 수도사들은 서체를 ‘신의 말씀을 담는 그릇’처럼 여겼죠. 이런 서체는 종교적인 분위기를 드러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권위’와 ‘절대성’을 상징했기 때문에, 락 문화에서 이를 사용하는 건 그 자체로 ‘기성 질서에 대한 저항’이 되었어요. 결국 락이 사용하는 블랙레터 타이포그래피는 락이 가진 반문화적인 정체성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비틀기 장치가 된 셈이죠.
이러한 역사가 있는 블랙레터를 K-POP에서도 활발히 쓴다는 건 단순히 스타일링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권위의 상징이었던 서체를 팝의 악세서리로 바꿔버리는 아이러니. 그래서 더 강렬하고, 더 재밌고, 더 도발적으로 느껴졌던 에스파의 〈Dirty Work〉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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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Goudy Text2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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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SchwarzKopf2종·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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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Goudy3종·Script,Sym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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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Sting1종·Script
🎨 느슨한 붓, 힙슨한 멋
〈나란히 나란히〉, Balming Tiger (2025.06.20.)
(‘힙슨한’은 에디터가 지어낸 말입니다. 여유로운 힙함의 상징 바밍타이거를 위하여…)
‘아타라시 각코!*’와 함께한 바밍타이거의 이번 싱글 앨범엔 SNS의 화제의 주인공, 시청 앞 할아버지 이종욱 선생님의 혁필화가 쓰였는데요. 혁필화는 가죽으로 만든
붓을 사용해 문자와 그림을 결합한 전통 예술로, 빠른 필법과 현란한 색채가 특징이죠. 〈나란히 나란히〉에도 하나의 음절마다 새, 꽃, 생선 등 정교한 삽화가 얹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경우 텍스트임에도 그림으로, 그림임에도 텍스트로 인식되는 시각적 양면성 효과를 지니게 되죠. 글자의 의미보다는 분위기나 정서를 강조하고 싶을 때
힘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 아타라시 각코!(ATARASHII GAKKO!): 한국말로는 ‘새로운 학교의 리더즈’로 불리는 일본의 4인조 퍼포먼스 유닛. 세기말 컨셉과 완장을 찬 세일러복을 입고 활동하는 것이 특징. B급 감성과 달리 멤버들의 S(즐기는자가 일류다..)급 실력이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그룹. (입문은 〈オトナブルー(오토나블루)〉를 추천드립니다. 에디터의 최애곡은 〈Giri Giri〉!)
이처럼 한국 전통의 붓글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폰트들을 소개할게요. 단어 하나만 올려도 비장한 느낌을 주면서, 보는 순간 장면이 그려지는 폰트들.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한 이 폰트들도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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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designYoon 개항로3종·Serif,부리,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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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FontDNA을사1종·Display,디스플레이,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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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font묵향2종·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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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ollSandoll 상록수1종·Serif,손글씨
스타일을 가리지 않는 바밍타이거의 앨범아트도 한 데 감상해보세요.
neo 퓨전 × 로우브로우 컬쳐…(??)인 바밍.
🌸 가사 끝에 맺히는 잉크처럼
〈꽃갈피 셋〉, 아이유 (2025.05.27.)
〈꽃갈피〉, 아이유 (2014.05.16.)
〈꽃갈피 둘〉, 아이유 (2017.09.22.)
올해로서 세 번째로 이어지고 있는 아이유의 ‘꽃갈피’ 앨범은 앞선 두 시리즈와 동일하게 이용제 디자이너의 「바람체」를 사용해 오고 있는데요.
중심축 기반의 구조 덕분에 세로쓰기에도 안정적이라, 〈꽃갈피〉처럼 감성적인 글귀나 진중한
정서를 과하지 않게 전달해 줄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런 계열의 폰트들에는 강하게 눌렀다 스르륵 풀어내는 붓의 강약 리듬이 그대로 살아있어 서정성과 긴장감이 공존하죠. 가늘게 흩어질 때는 사라지는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강하게 맺히며 가슴에 울림을 남기는 글자들입니다. 마치 가사 끝에 조용히 맺히는 잉크처럼요.
〈The 1st full album - [BLISS]〉, 도경수(D.O.) (2025.07.07.)
아티클 작성 중에 또 한 명의 케이팝의 신이 정규 앨범을 들고 나왔네요. 바로 도경수. 타이틀 ‘BLISS’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상태를 뜻한다고 해요.
타이포만 봐도 그 무드가 고스란히 전해지는군요.
산뜻한 오렌지색 위에, 삐뚤빼뚤 볼드한 레터링이 큼직하게 놓였는데요.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 있게 휘갈겨 쓴 듯한 감성이 톡톡히 살아 있습니다.
어딘가 서툰 듯하지만, 그래서 더 다정하게 느껴지죠. 이런 스타일은 타이틀과 로고에 특화된 디스플레이 폰트로 분류되는데요.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조형과 감각적인 연출이 특징이에요.
이런 감성을 구현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안성맞춤으로 소개드리고 싶은 곳이 있어요. 해외 CP사 중 최대 규모의 폰트 라이브러리를 자랑하는 파운드리, ‘더 타입 파운더스(The Type Founders)’입니다. 위 폰트들처럼 개성 넘치고 독특한 타이틀 폰트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곳이에요.
‘BLISS’의 로고가 귀엽게 뚱뚱한 것이 또 요 친구와 닮아 있기도 하네요. 이 친구는 ‘코시호 타입(Cocijo Type)’의 「Barrilito」라는 폰트로, 낱개 구매도 가능한 귀여운 친구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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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Anachronic3종·Dis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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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Tremendous3종·Dis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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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Arca2종·Display,Sym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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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Huffer2종·Dis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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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BadTyp1종·Dis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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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Nanquim3종·Dis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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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FoundersGrok4종·Display,Sym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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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ijoTypeBarrilito1종·Display
자, 이렇게 해서 2025년 상반기 K-POP 앨범 10여 종의
타이포그래피 및 폰트 계열을 살펴보았는데요.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 이 시대의 아트웍들,
그 중심에도 언제나 글자가 있었죠.
이 글자들이 어떻게 K-POP 팬심을 흔들었는지 조금은 느껴지셨길 바라요.🙂
다음 덕심을 훔칠 글자는 과연 어떤 모양일까요?
2025년 하반기에도 디깅은 계속됩니다.
Stay tu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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