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탐구의 시작은 물음에서부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를 지탱하는 것은 본질을 탐구하려는 진심이 아닐까요? [2025 산돌 사이시옷: 타입 컨퍼런스]은 ‘탐구하는 사람들’을 주제로 다양한 탐구자들이 모였는데요. 방법은 달라도 일의 시작에는 언제나 탐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어요. 오늘은 지난 10월 18일 개최된 [2025 사이시옷]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해요.
산돌은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창작자들의 탐구를 지지하고 있어요. [2025 사이시옷]도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됐어요. 우리의 철학을 담은 ‘탐구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는 ‘물음표’의 상징 기호로 표현했어요. 모든 탐구의 시작은 물음에서부터 시작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어요.
Design 산돌 브랜드디자인팀 박정효 PD
탐구자들
'탐구’와 관련된 장치들을 행사장 곳곳에 설치했는데요. 그중 하나가 현장 등록 시스템이었어요. 특정 코드를 페이지에 심어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는지에 따라 탐구자 유형이 나뉘도록 설계했어요. 현장 등록을 마치고 나면 나의 탐구자 유형을 살펴볼 수 있었죠.
1. Risk-taker(모험가) 2. Tracer(관찰자) 3. Reframer(전환가) 4. Architect(분석가) 사이시옷의 탐구자 유형은 이렇게 4가지로 나뉘어요. 결과 페이지에서 탐구자 유형을 분석해 주고, 나와 잘 맞는 탐구자는 어떤 유형인지 제공했어요.
같이 탐구할까요?
[사이시옷]은 강연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의 경험을 확장하고 있어요. 참가자 간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기 위함인데요. 올해도 자유롭게 창작물을 부착할 수 있는 공유 보드인 ‘시옷보드’를 운영했어요. 포스터, 굿즈, 명함, 채용 정보 등 다양한 게시물들이 보드를 채웠어요. 창작물과 더불어 오늘의 다짐을 애정 어린 손 글씨로 남기며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어요.
대면 네트워킹이 쑥스러운 분들을 위해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어요. 참가자들의 편지가 랜덤으로 교환되는 ‘레터박스’를 운영했는데요. 내가 쓴 편지를 투입하면 다른 참가자의 편지를 랜덤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서로의 얼굴은 모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연결되는 경험이 묘하지 않나요? 산돌이 보유한 최첨단 인간 지능 기술로 구현할 수 있었던 ‘레터박스’였어요.
(좌)레터박스 외부 / (우)레터박스 내부, 편지를 분류 중인 인간 지능
[2025 사이시옷]은 다양한 브랜드가 함께 했어요. 30년 넘게 종이만을 연구해 온 삼원페이퍼, 독창적인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누핍, 차원이 다른 커피 문화를 이끌어가는 새턴버드, 새로운 폰트 경험을 고민하는 베이키가 우리의 탐구에 동참했어요. 올해 [사이시옷]은 단순히 브랜드를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브랜드가 쌓아온 탐구의 결과를 여러분이 직접 경험할 수 있길 바랐어요. 다양한 탐구가 한자리에 어우러진 [2025 사이시옷]이 여러분에게 영감의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요.
삼원페이퍼 @samwonpaper
새턴버드 @saturnbirdcoffee.kr
베이키 App
탐구하는 사람들
올해도 산돌의 탐구에 함께해 준 목소리들이 있어 [2025 사이시옷]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무대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오랜 시간 탐구를 이어온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이야기의 울림을 되새기며 [2025 사이시옷] 강연을 소개할게요.
Session A
아침의 빛, 한글 원전 활자를 다시 비추다
장가석(산돌 디자인스튜디오 타입디자이너), 황일선(민음사 미술부 북디자이너)
첫 번째 강연은 11월 공개를 앞둔 산돌의 신규 폰트 「SD 초양」을 중심으로 진행됐어요. 「SD 초양」은 출판 업계 내 선호와 필요에 주목한 폰트예요. 제작에 참고한 옛 활자는 『조선말큰사전』에 사용된 본문용 서체였는데요. 이에 따른 옛 활자의 재해석과 제작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루고, 실제 사용자인 민음사 출판부와 함께 개선 과정을 공유했어요.
‘활자를 디자인한다구?’ – 복원과 재해석 사이, 보이지 않는 축 위의 활짝명조
민본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활자의 크기에 따라 달라 보이는 인상을 균질해 보일 수 있도록 하는 ‘옵티컬 사이징’에 대한 탐구를 나눴어요. 활자 시대 이후 사진 식자와 디지털 폰트 시대로 전환되면서 사라진 ‘옵티컬 사이징’을 한글에 적용한 「활짝명조」의 탐구 과정을 다뤘어요. 「활짝명조」는 최정호(제목용), 최정순(본문용), 박경서(각주용) 각각의 활자를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에요. 산돌구름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요.
Session B
핵심경험
전우성 (시싸이드 시티 대표)
브랜드가 넘쳐나는 시대, 고유함을 만드는 방법론을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제품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기를 지나 브랜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 즉 ‘핵심경험’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강연이었어요. ‘핵심경험’은 ‘기능적 핵심경험’과 ‘감성적 핵심경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브랜드의 '핵심경험’을 발굴했던 케이스를 다루고, 메시지를 구체화하는 방법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통합적 사고가 만드는 훌륭한 경험의 설계
송호성 (호라이즌유니온 대표)
통합적 관점은 브랜드, 프로덕트, 비즈니스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각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진짜로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음을 전했어요. 실제 사례를 통해 통합적 관점이 어떻게 적용되고 경험이 설계되는지를 다뤘어요. Ai 시대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을 정의하며 도구로써 AI와 협업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훌륭한 경험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문제 해결의 방법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던 강연이었어요.
Session C
CFC의 탐구와 해석, 그리고 조형
전채리 (CFC 대표)
“브랜드, 시장, 시대, 소비자에 대한 이해(Content)에 기반하여 브랜드만의 ‘다움’을 발견(Context)하고 이를 상징적인 형태(Form)로 담아내는 것” 강연 초반 등장한 CFC만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목표인데요. 고유한 철학을 바탕으로 최근의 CFC 작업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헤리티지가 확고한 브랜드부터 정체성을 구축 중인 브랜드까지, CFC만의 감각을 녹여낸 사례들을 섬세하게 다룬 강연이었어요.
현대다운 언어
박이랑 (현대백화점 브랜드전략 팀장)
현대백화점의 시작부터 현재 이르기까지 ‘현대다움’이 쌓여온 과정을 살펴봤어요.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체계를 다듬어 왔는지, 시행착오를 거치며 브랜드의 맥락을 만들어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다양한 매체에서 현대백화점의 브랜드다움을 녹여낸 사례들을 바탕으로 ‘현대다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던 강연이에요.
2025 사이시옷
올해의 [사이시옷]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긴 시간 이어졌어요. ‘탐구’가 브랜드와 창작자에게 어떤 힘이 되는지 보여준 시간이었어요. 기술이 발전해도 도구가 달라져도 탐구가 우리의 가장 단단한 축이 된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탐구’라는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길 바라요.
[2025 사이시옷]에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신 연사도,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이며 경청하는 여러분도 모두가 ‘탐구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서로의 영역을 확장하고 배움을 얻는 경험이 우리를 더 멀리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요. 다음 해에는 또 어떤 탐구를 마주하게 될까요? 2026년에도 새로운 물음으로 더 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길 바라며, 또 만나요!
출처 @day_antt
Editor
산돌 브랜드디자인팀 김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