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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Voice] 산돌

여섯 가지 굵기로 만나는 「SD 초양2」

여섯 가지 굵기로 만나는 「SD 초양2」

옛 활자의 조형적 특징을 오늘의 쓰임에 맞게 되살린 「SD 초양」이 새로운 패밀리로 돌아왔습니다. 한 가지 굵기에서 출발해 Regular부터 Heavy까지 여섯 가지 굵기로 확장하며, 초양의 고유한 인상은 유지하고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넓혔습니다. 「SD 초양2」가 만들어진 과정을 만나보세요.


초양, 그 이후

 

Q. 안녕하세요, 장가석 디자이너님! 「SD 초양」이 2025년 11월 출시된 이후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실제 사용 사례를 보면서 예상과 달랐거나 새롭게 발견한 점이 있었나요?

 

글자를 만들 때는 흑백 화면 안에서 글자만 계속 들여다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막상 출시된 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SD 초양」을 마주하면 전혀 다르게 느껴져요. 유튜브 채널 ‘개과천선 서인영’,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의 썸네일이나 자막에서 「SD 초양」을 발견한 적이 있는데, 제가 설계하면서 강조했던 지점과 실제 사용자가 반응하는 지점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작은 크기의 본문에서는 처음 의도했던 단단하고 투박한 인상이 잘 드러나는 반면, 크게 사용했을 때는 다양한 이미지와 어우러지면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인상이 나타났어요. 결국 서체의 인상은 만드는 사람이 완전히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되는 환경 속에서 다시 만들어진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Q. 기존 1종에서 6종의 패밀리로 확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처음부터 웨이트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나요?

 

초양을 처음 만들 때는 구조를 정리해 작은 크기에서도 잘 읽히는 본문용 폰트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패밀리 확장에 대한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당시부터 Regular를 넘어 다른 굵기의 구조까지 구체적으로 설계해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굵기를 확장하면서 Regular에서는 자연스럽게 작동하던 구조를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예를 들어 ‘뎔’처럼 곁줄기가 있는 ‘뎌’ 계열의 받침 글자에서는 「SD 초양」의 특징인 ‘존재감이 큰 짧은 기둥과 곁줄기’ 때문에 굵어질수록 공간을 배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Heavy에서는 충분한 속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를 조정했고, 그 과정에서 Heavy만의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현재의 Heavy보다 더 두꺼운 Black 웨이트도 고려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웨이트에서 비슷한 구조와 특징을 유지하면서 실제 사용성을 확보하려면 Heavy 정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처음부터 ‘6종의 패밀리’를 완성된 형태로 계획했다기보다는, 확장을 염두에 둔 상태에서 여러 굵기를 테스트하고 초양의 특징이 어디까지 유지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패밀리로 발전한 셈입니다.

 

 


 

하나의 웨이트에서 하나의 패밀리로

 

Q. 굵기가 달라져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 ‘초양다운’ 특징은 무엇이었나요?

 

초양의 투박한 속공간과 시대적인 활자의 조형적 특징입니다. Regular를 만들 때와 판단 기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원전 활자의 의도와 구조적인 맥락을 이해한 뒤, 그 특징이 조형적으로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도록 전체적인 통일성과 균형 안에서 정도를 조절했습니다. 부담스러움과 매력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과감하게 변화하는 겹기둥, 존재감이 큰 짧은 기둥과 곁줄기, 속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비대칭 구조, 획 끝이 벌어진 삐침과 비낌 등이 있습니다. 굵기를 확장하면서 속공간이나 획의 무게를 위해 이런 특징을 조금씩 조정해야 했지만, 아무리 극단적인 웨이트로 가더라도 이 특징들이 사라지면 더 이상 초양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웨이트를 검토할 때 이 지점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Q. 반대로 기존 초양에서는 자연스럽게 작동했지만, 굵기가 달라지면서 수정하거나 포기해야 했던 특징도 있었나요?

 

네. Regular에서는 자연스러웠던 디테일이 굵은 웨이트에서는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소 사이의 간격입니다. ‘민’처럼 기둥과 받침 ‘ㄴ’이 조합된 글자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긴 기둥은 「SD 초양」의 특징 중 하나인데, 상대적으로 얇은 Regular에서는 기둥과 받침 ‘ㄴ’ 사이의 공간이 크게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획이 굵어질수록 그 공간이 눈에 띄게 벌어져 보였습니다.

 

 

그래서 굵은 웨이트에서는 속공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기둥의 길이를 줄였습니다. Regular에서 특징적으로 보였던 디테일을 모든 웨이트에 똑같이 적용하기보다, ‘초양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각 굵기에 맞게 형태를 다시 그리는 쪽을 택했습니다.

 

 

Q. 여섯 웨이트 중 가장 만들기 어려웠던 굵기는 무엇이었나요? 실제 글자를 예로 들어 설명해주세요.

 

일반적으로 획이 굵어질수록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지는데, 여섯 웨이트 중에서는 Heavy가 가장 까다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첫’처럼 초성 ‘ㅊ’과 겹줄기가 있는 중성이 만나는 글자에서는 획이 두꺼워지면서 ‘ㅊ’의 비낌과 겹줄기가 가까워져 속공간이 사라지고 글자가 뭉쳐 보이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성 ‘ㅊ’의 폭을 왼쪽으로 줄이고, 동시에 「SD 초양」 특유의 긴 겹줄기 형태가 사라지지 않도록 길이와 위치, 굵기를 함께 조정했습니다. 단순히 획을 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굵어진 상태에서도 원래 구조의 인상이 유지되도록 각 요소의 관계를 다시 설계해야 했습니다.

 


 

원전의 구조를 여섯 가지 굵기로

 

 

Q. 원전에는 지금과 같은 6단계 굵기가 없었을 텐데요. 새로운 웨이트를 만들 때 어떤 기준으로 초양의 구조를 확장했나요?

 

「SD 초양」이 바탕으로 삼은 《조선말 큰사전》의 한글 민부리 활자는 하나의 굵기로 완결된 형태였습니다. 그래서 패밀리를 확장할 때의 기준을 원전 안에서 직접 찾기보다는, 각각의 굵기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될지를 생각하며 기준을 세웠습니다.

 

Regular는 처음부터 본문용 폰트의 쓰임을 염두에 두고 시작했습니다. 약 8–10pt의 작은 본문 환경에서도 획이 뭉쳐 보이지 않도록, 원전에서 주표제어에 사용되던 활자보다 미세하게 얇게 디자인했습니다. 패밀리로 확장하면서는 각 굵기의 역할도 함께 생각했습니다. Regular는 본문, Medium과 SemiBold는 짧은 문장이나 강조 텍스트, Bold와 ExtraBold는 소제목, Heavy는 제목처럼 각각의 굵기가 자연스럽게 기능할 수 있는 환경을 상정했습니다. 물론 실제 쓰임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는 각 웨이트가 사용될 법한 크기와 환경에서 반복해서 검수하며 굵기와 공간을 결정했습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싶은 웨이트가 있다면요? 어떤 작업에 써보고 싶나요?

 

개인적으로는 Heavy를 가장 써보고 싶습니다. 만들기 제일 힘들었거든요.(웃음) 그만큼 손이 많이 갔고, 자연스럽게 애착도 생겼습니다. 제가 전시 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Heavy가 멋진 그래픽이나 사진과 함께 전시 제목으로 크게 사용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작은 화면에서 글자만 검수할 때와는 또 다른 인상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여섯 가지 굵기, 넓어진 초양의 쓰임

 

 

Q. 1종이었던 초양과 6종이 된 초양은 실제 디자인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생각하나요?

 

한 종이었을 때의 「SD 초양」은 서체 자체가 하나의 강한 ‘톤’을 결정하는 선택에 가까웠습니다. 반면 여섯 종이 된 지금은 하나의 브랜드나 프로젝트 안에서 위계와 대비를 「SD 초양2」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제목과 본문의 위계를 나누거나, 편집 디자인 안에서 굵기를 달리해 강약을 조절하는 등 하나의 패밀리 안에서 훨씬 다양한 역할을 맡길 수 있게 됐습니다. 구체적인 쓰임은 결국 사용자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한 가지 목소리를 가진 서체에서 여러 크기와 강도로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SD 초양 2」를 처음 사용하는 디자이너에게 추천하고 싶은 웨이트나 사용법이 있다면요?

 

처음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우선 Regular로 짧은 본문을 조판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속공간과 곁줄기, 짧은 기둥 등 「SD 초양」의 기본적인 구조와 특징을 가장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는 웨이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Medium과 SemiBold까지 굵기를 바꿔보면 같은 구조가 굵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초양 특유의 개성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조금 더 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로 강한 인상이 필요하다면 Heavy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굵어지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밀한 조정이 가장 많이 들어간 웨이트이기도 하고, 그만큼 큰 크기에서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포스터나 전시 타이틀처럼 글자가 이미지의 중심이 되는 환경에서 과감하게 사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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