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구름 = 베이키?
산돌은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산돌구름 웹’과 ‘산돌구름 모바일 앱’이 있는데요. 두 서비스는 매체의 차이뿐 아니라 상품도 타겟도 전혀 달라요.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산돌구름 웹’이 더 익숙하실 텐데요. ‘산돌구름 웹’과 달리 ‘산돌구름 모바일 앱’은 ‘엔터테인먼트 폰트(모바일 폰트)’만을 제공하고 있어요. 기존의 폰트가 일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면 ‘엔터 폰트’는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이 두 상품의 차이점이죠.
서비스를 이용하는 목적이 다르니 사용자 경향은 다를 수밖에 없고, 타겟이 다르면 상품도 달라질 수밖에 없죠. 이렇게 다른 두 서비스가 ‘산돌구름’이라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니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지점들이 있었어요. 그 경계를 명확히 하고, ‘엔터 폰트’를 통해 나다움을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산돌은 ‘산돌구름 모바일 앱’을 리뉴얼 했어요. 오늘은 ‘산돌구름 모바일 앱’이 ‘베이키’로 다시 태어난 과정을 들려드릴게요.
레시피 1. 계량: 브랜드 정의
리뉴얼에 앞서 사용자들이 ‘산돌구름 모바일 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했어요. 앱 내 설문조사를 통해 사용자 연령대, 성별, 직군, 사용 경향, 제품 선호도 등을 수집했어요. 결과를 살펴보니 우리의 가설과 같은 지점도 있었고 다른 지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브랜드의 가장 큰 뼈대가 ‘심미적 만족감을 위한 서비스'임에는 변함이 없었죠. 이 외 간극이 있는 부분은 과정에서 메꿔나가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어요.
가설 검증에 이어 경영진과의 토론 자리를 마련했어요.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더 선명하게 그리기 위한 자리였어요. ‘왜?’와 같은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답변을 찾고 뼈대를 만들 수 있었죠. 더불어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부인 인터뷰도 진행했는데요. 우리는 우리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왜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지향점은 무엇인가요?', ‘강점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들을 마주하면 그렇지 않다는 걸 체감해요. 인터뷰는 이같은 원초적인 질문에 답변을 찾아가며 브랜드와 서비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해요. 저 역시 이 과정에서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를 깊이 고민하고 내재화할 수 있었어요.
구성원들은 [모바일 환경에서 폰트 사용 제약을 최소화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나'를 표현하고 싶은 이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에 대한 지점을 공통되게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저는 이것을 ‘고유함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라고 표현했는데요. 산돌이 추구하는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과도 맞닿아 있는 지향점이에요. 산돌의 비전을 서비스만의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하며 현황 분석을 종료했어요.
레시피 2. 반죽: 네이밍
앞서 수집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마음껏 나다움을 탐색하고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음을 확인했어요. 이를 위해 우리는 이미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과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어요. 바로 ‘산돌구름 모바일 앱’이라는 플랫폼과 ‘엔터 폰트’에요. 방향을 명확히 했으니 이 결에 맞는 새로운 이름을 지을 단계에요. 서두에서도 말했듯, 산돌구름과 완전히 구분되면서도 산돌의 헤리티지를 계승할 수 있는 이름이 필요했어요. 더해, ‘엔터 폰트’라는 즐거운 세계에 어울려야 했죠.
수많은 후보 중 최종적으로 선택된 이름은 ‘베이키(Bakey)’에요. ‘Bakery’에서 비롯된 이 이름은 ‘폰트를 디저트처럼 즐기는 시각적 경험’을 상징해요. 다양한 맛의 디저트가 미각을 자극하듯, 베이키는 다양한 폰트를 통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레시피 3. 굽기: 상징화
로고타입은 다양한 형태를 스터디 했는데요. 베이키가 추구하는 가치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식적인 형태부터, 다양한 개성을 담아낼 수 있도록 캐릭터가 강하지 않은 버전까지 테스트했어요. 이 중간 지점을 찾아 웨이트 테스트도 진행했어요. 1차적으로 결정된 로고타입을 Light, Regular, Bold 세 개의 축으로 파생해 배리어블 폰트로 제작했어요. 획의 섬세함이 관찰되면서도 브랜드 인지가 명확히 되는가를 기준으로 웨이트를 결정했어요.
최종 로고타입은 대소문자, 자폭, 기울기 등이 다른 알파벳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구조인데요. ‘다양한 개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플랫폼'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어요. 특히 ‘e'는 '즐거움’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어요. 열린 속공간이 웃음이 가득한 사람의 입 같지 않나요?
레시피 4. 장식: 시각화
베이키의 메인 컬러는 ‘Strawberry Red’ 에요. 생동감과 활력을 담은 이 컬러는 산돌 레드에 그 뿌리를 두고 있어요. 여기에 베이키의 아이덴티티를 더해 핑크빛이 도는 레드를 메인 컬러로 결정했는데요. 케이크에 장식되는 딸기나 체리 같은 달콤한 레드를 표현하려고 했어요. 보조색으로는 브라운, 블루, 옐로우를 함께 사용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다채로운 이미지를 표현했어요.
베이키의 그래픽은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다양한 재료, 질감, 컬러로 이뤄진 디저트는 ‘엔터 폰트’를 의미해요. 누군가는 과일이 가득 들어간 초콜릿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고소한 통밀 향이 나는 담백한 식빵을 좋아하죠. 폰트도 마찬가지예요. 귀엽고 화려한 폰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손으로 꾹꾹 눌러쓴 듯한 소박한 폰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다양성을 담은 플랫폼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그래픽을 활용했어요.
레시피의 다음 장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히 이름이나 로고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폰트의 역할이 확장되는 전환점이었어요. 디자이너만의 언어로 여겨지던 폰트가 이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표현의 수단이 되었죠. 베이키는 이런 변화 속에서 폰트를 도구가 아닌 감각의 경험으로 바라보길 제안하고 있어요. 모바일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매체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길 바라요.
앞으로 베이키는 ‘엔터 폰트’를 중심으로 취향과 감각을 발견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가려고 해요. 한국어를 넘어 여러 언어와 문화가 섞인 공간에서도 폰트를 매개로 연결될 수 있다고 믿어요. 이처럼 베이키는 ‘폰트로 세상을 더 다채롭게 만드는 방법’을 계속 탐구하고 있어요. 폰트가 문화가 되고 다양한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앞으로 베이키가 보여줄 다채로운 레시피를 기대해 주세요.
Editor
산돌 브랜드디자인팀 김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