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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기술이 창작의 파트너로! AI 디자이너 조명훈

무한한 생성의 바다에서 결정적 한 컷을 포착하는 감각

무한한 생성의 바다에서 결정적 한 컷을 포착하는 감각

AI를 편견 없이 수용하며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 내는 디렉터 '조명훈'을 만났습니다.
마우스로 ‘그리던’ 시대를 지나 프롬프트로 ‘고르는’ 시대, 새로운 디자인 생태계를 여는 통찰을 듣습니다.


Joshua profile

조명훈 디렉터는 브랜드 전략 에이전시 ‘아카브릭(Arkabrik)’의 대표이자, AI 기반 비주얼 에이전시 ‘M2Z1’을 이끌고 있습니다.

인문학도라는 비전공자 배경을 바탕으로 기존의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비주얼 브랜딩·마케팅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AI-Human Interaction Design’을 강의하는 등 현업과 학계를 오가며 AI 디자인의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의 새로운 도구, AI

― 비전공자로 디자인 커리어를 시작하신 경험이 AI를 편견 없이 수용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 같습니다. 반면, 현업 디자이너 중에는 AI를 활용하면서도 거부감이나 위협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이러한 두려움의 근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I를 마주한 디자이너들의 두려움은 다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일 것입니다. 영화 〈미스트〉에서 사람들을 떨게 했던 것은 괴물 그 자체라기보다, 안개 너머로 흐릿하게 비치는 불확실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우리 내면에서 증폭되는 것이죠. AI 시대의 디자이너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거대한 변화가 기존의 질서를 삼킬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에 휩싸여 있고, 그것이 결국 거부감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미스트 스틸컷

미지의 존재가 주는 원초적 공포를 다룬 영화 〈미스트〉
(출처: 네이버 영화)

두 번째는 독점적 직무 수행 지식 혹은 경험의 해체에서 오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과거 디자이너는 문제 해결 능력·시각화 능력·복잡한 툴을 다루는 전문 기술을 직무 차원에서 독점함으로써 일정한 권위와 위치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기술들이 비디자이너 분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기술의 평범성' 단계로 진입하게 된 것이지요. 우리의 기술이 평범해진다는 인식, 더 이상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일종의 상실감을 안겨 주는 것입니다. 이런 경향은 단지 디자이너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겪고 있는 공동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비전공자로 커리어를 시작했기에 오히려 이러한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았을까 반추해 보기도 합니다. 지켜야 할 과거의 문법이 없었기에, 변화를 경계하기보다 더 빨리 배우고 흡수하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AI는 내 자리를 빼앗으러 온 어떤 괴물이 아니라, 나의 상상을 현실로 가장 빠르게 인출해 주는 가장 유능한 동료 같은 존재입니다. 물론, 너무 빠른 AI의 발전 때문에 저 자신도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끔 찾아오기도 하지만, 때론 극복하면서, 때론 일정 부분 포기하면서 팔로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AI를 활용한 창작은 마우스로 직접 ‘그리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결을 가집니다. 디렉터님이 보시기에 기존 디자인 방식과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차이는 프로세스 그 자체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본래 디자인 프로세스라는 것은 해석·신뢰·협업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런데 AI가 개입하면서 이 단계들에 큰 변화가 일어났죠. 즉, 과정 간의 간격이 좁혀지고 통합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프로세스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간격이 너무 촘촘해져서 마치 하나의 덩어리처럼 되어가는 것이죠. 단계가 압축되면 자연스레 작업 시간은 단축되고, 협업의 규모는 축소되며, 투입되는 인력도 줄어듭니다. 결국 나중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이 전체 과정을 이끌게 될 것입니다. 디자이너의 역할 역시 이 흐름 안에서 훨씬 통합적이고 포괄적으로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디자이너 개인 차원의 워크플로우도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하나의 시안을 정교하게 다듬어 최종안에 도달했다면, 이제는 일정한 스타일 영역을 설정한 뒤 마치 산탄총을 쏘듯 수많은 변주(Variation)를 순식간에 쏟아냅니다. 우리는 그 변주된 수백 개의 결과물 가운데서 브랜드의 본질에 가장 근접한 최종안을 찾아내고 선택해야 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디자이너에게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보다 '무엇을 고를 것인가'의 문제가 더 중요해졌고, 여기서 디자이너의 고유한 판단력과 감각이 더욱 결정적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AI 디자인 코어 에셋

[조명훈 디렉터 작업] AI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코어 셋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 아카브릭을 이끌며 화려한 엔터테인먼트·뷰티 브랜드부터 일반적인 B2B 기업, 테크·제조업 기반의 스타트업까지 정말 다양한 영역과 협업해 오셨는데요. 최근 진행하신 프로젝트 중 디렉터님의 의도와 성향이 가장 잘 구현된 대표적인 작업물은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엔터나 뷰티같이 화려하고 트렌디한 작업물보다는,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의 제조업이나 테크 B2B 기업을 위한 디자인 작업이 제 성향에 더 잘 맞고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AI 교육을 하다 보면 워낙 다양한 산업군의 분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분들의 니즈에 맞춰 AI 단방향으로 넓게 활용해 보게 되긴 하지만요.

개인적으로는 LG화학 프로젝트가 제 성향에 가장 잘 맞았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단순히 시각적으로 예쁜 이미지를 뽑아내는 것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화학 원료나 최종 제품들을 AI를 통해 구체적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AI는 훌륭한 전략 도구였습니다. 마케팅 에셋을 만들고, 랜딩 페이지를 구축하고, 인바운드 마케팅 콘텐츠를 생성하는 일련의 과정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죠. 보수적인 산업군이 가진 무거운 개념들을 AI의 변주 능력을 통해 직관적이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던 과정이 저에게도 무척 좋은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 LG화학 작업물1
  • LG화학 작업물2

[조명훈 디렉터 작업] LG화학 프로젝트 일부





실무에서의 AI

― 기획부터 최종 아트워크 완성까지, 디렉터님의 전반적인 작업 워크플로우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주로 사용하시는 프롬프트 언어나 소요 시간 등 실무에서의 생생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또한, 계속해서 쏟아지는 AI 툴 중에서 현재 가장 즐겨 쓰시거나 관심 있게 보시는 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의 워크플로우는 일상의 습관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 다양한 레퍼런스를 꾸준히 탐색하는데요. 늦은 나이에 디자인을 시작했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한 몸부림 같은 것이었죠.

일단 이런 탐색을 통해 얻은 영감은 단순히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드시 저만의 해석을 거쳐 직접 구현해 본 뒤 이미지나 프롬프트 형태로 다양하게 아카이빙합니다. 이런 습관이 실무에서도 매우 유용한데요.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저는 백지에서 고민하지 않고, 이미 숙성시켜 둔 이 수많은 콘셉트 자산들을 펼쳐봅니다. 그중 가장 적합한 것을 꺼내어 스타일 레퍼런스를 교체하거나 파라미터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원하는 결과들을 만듭니다.

이러한 실험과 탐색 과정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는 도구는 ‘미드저니(Midjourney)’입니다. 미드저니는 AI의 상상력이 개입할 여백이 넓어서, 창작의 즐거움을 극대화해 주는 아주 매력적인 도구입니다. 하지만 상업적 실무와 정교한 제어가 필요한 영역인 경우, ‘힉스필드(Higgsfield)’를 주력으로 활용합니다. 다양한 AI 모델을 한곳에서 운용할 수 있는 편의성도 크지만, 무엇보다 Soul 모델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 미드저니 이미지1
  • 미드저니 이미지2
  • 미드저니 이미지3
  • 미드저니 이미지4

[조명훈 디렉터 작업] 미드저니로 구현한 새로운 생명체들

힉스필드 이미지

[조명훈 디렉터 작업] 힉스필드를 활용한 작업물

― 여러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맞추는 한편, 아카브릭만의 고유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고수하시는 철학이 있으신가요? 디렉터님만의 스타일(지향하는 방향이나 반대로 철저히 지양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카브릭만의 스타일을 억지로 규정하려 애쓰지는 않습니다. 어떤 분야든, 어떤 작업이든 기회가 주어지면 최대한 열어두고 도전해 보려 하거든요.

그럼에도 제 작업물에서 특유의 해외 감성이 종종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아마 오랜 해외 생활의 영향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북유럽 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이나 군더더기 없이 탄탄하게 짜인 타이포그래피 중심의 레이아웃을 선호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프롬프트를 설계할 때 제가 가장 경계하는 부분은 오히려 ‘스타일의 고착화’입니다. 아직은 제 스타일을 정형화하기보다, 더 넓은 스펙트럼을 탐험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하거든요. 최근에는 단순한 이미지 생성을 넘어, 하이패션 화보나 상업 예술 쪽에 가까운 작품들을 실험적으로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그만큼 더 치열하게 파고들어야겠다는 자극을 받으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 AI 모델1
  • AI 모델2
  • AI 모델3

[조명훈 디렉터 작업] AI 모델을 활용한 화보

― 최근 '나노바나나2'와 같이 이미지 내에 텍스트를 정확하게 렌더링하는 AI 모델이 등장하며 레터링 영역까지 기술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텍스트 생성 툴들을 실제 작업에 어떻게 접목해보고 계신가요? 현시점에서 디렉터님이 체감하시는 AI 타이포그래피 작업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들려주세요.

몇 년 전 AI 기술의 태동기를 지켜보며, 저는 사실 AI가 가장 먼저 적용될 영역이 '디자인 시스템'과 '타이포그래피'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명확한 규칙과 그리드, 수학적 체계가 존재하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 흐름은 좀 달랐습니다. AI가 벡터가 아닌 비트맵 방식으로 먼저 진화했거든요. 최근 등장하는 텍스트 렌더링 모델들이 글자를 생성해 내긴 하지만, 이는 타이포그래피라는 유기적 시스템이 아니라 그저 '글자 모양을 한 이미지'에 더 가깝습니다. 자연히 폰트의 핵심인 일관성이 매우 부족하고, 미세한 획의 처리가 부정확할 때가 많죠.

그래서 저는 AI를 통해 완성된 폰트를 얻으려 하기보다, 브랜드의 성격이 응축된 '제목 레터링'이나 '로고'의 초안을 잡는 용도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AI를 기반으로 비트맵 레터링 이미지를 생성한 뒤, 이를 다시 벡터라이징(Vectorizing)하여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을 거칩니다.

나노바나나 레터링

[조명훈 디렉터 작업] 영문 레터링의 한글 변환 사례

― 많은 기업들이 AI 워크플로우를 도입하려 하지만 현업 적용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실제 여러 실무진을 교육하고 컨설팅하시면서 목격하신 성공적인 도입 사례 또는 흔한 실패 사례는 무엇인가요? 단순히 ‘말뿐인’ AI 워크플로우가 되지 않기 위해 조직과 개인은 각각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떤 통계를 보니, 기업의 AI 도입 실패율은 95%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실패한 95%가 아니라, 성공한 5%가 거두고 있는 '압도적인 생산성'입니다. 이들은 기존 방식보다 수십 배~수백 배 빠른 속도로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벽은 역설적이게도 '디자이너의 수용성과 여력'입니다. 실무자들은 AI의 가능성에 공감하면서도, 당장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새로운 툴을 실험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할 물리적·심리적 여유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한 전문가의 눈높이에서 볼 때 AI가 내놓는 초안의 퀄리티가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여기에 기업의 보안 정책이나 저작권 이슈로 인한 툴 사용 제약까지 더해지면, AI는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맙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분명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일회성 특강으로 만족했다면, 이제는 3~5회 이상의 집중적인 실무 트레이닝을 진행하거나 아예 프로젝트 단위로 장기간 협업하며 AI 기술을 조직의 DNA에 내재화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결국 성공하는 조직의 공통점은 '실행력'입니다. 기술의 완성과 정답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일단 시도하고 적용해 보고, 부딪히고 실패해 가면서 자신들만의 워크플로우를 만들어 나가는 조직들이 확실히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디자인의 본질

― 현재 프롬프트 공유 사이트인 ‘M2Z1’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사실 프롬프트는 디자이너의 영업 비밀이자 결과물의 핵심 자산으로 여겨져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선뜻 공개하기로 결정하시고 플랫폼화까지 하신 배경과 궁극적인 의도는 무엇인가요?

종종 받는 질문인데요. 사실 이 부분은 거창한 의도라기보다 제 개인적인 성향이 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제가 공유한 프롬프트가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새로운 창작의 디딤돌이 되는 것을 보면 괜히 뿌듯하거든요. 제 주변에도 이런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은데 저도 그냥 그중 한 명인 셈이죠.

하지만 이런 순수한 공유는 역설적으로 저에게 가장 큰 비즈니스적 자산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프롬프트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저의 전문성이 입증되었고, 더 많은 브랜드와의 협업· 강연·컨설팅 기회로 이어졌거든요.

숨기면 그저 나만의 비밀로 남지만, 나누면 그것이 모두의 기준이 되고 결국 ‘나’라는 브랜드 자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바쁜 일정 탓에 M2Z1 업데이트를 많이 미루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 큰데요. 앞으로 조금 더 부지런히 저만의 자산들을 나누어 보려 합니다.

M2Z1 웹사이트

조명훈 디렉터가 운영 중인 M2Z1 웹사이트.
클릭 한 번으로 프롬프트를 살펴보고, 적용할 수 있다.

― 디자이너들에게 '저작권'은 가장 예민하고 중요한 이슈입니다. AI 생성물의 상업적 활용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수많은 브랜드 실무를 진행하는 창작자로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AI 저작권'에 대해 어떤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정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일단, 학습 데이터의 윤리성 문제가 있을 거예요. AI 기업들이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켰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저작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합니다. 이 체계가 정립되어야 AI 생태계가 지속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활용하는 창작자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저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견해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어떤 도구를 썼는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쳤는지보다 '결국 어떤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AI 이전에도 디자이너들은 수많은 레퍼런스를 탐색하고 학습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해 왔습니다. 거대한 데이터셋을 학습해 새로운 이미지를 인출하는 AI의 방식은, 인간이 수만 개의 시각 경험을 거쳐 영감을 얻는 과정과 본질적으로 닮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결과물 그 자체에 대한 우리의 책임'입니다. AI를 도구로 사용했더라도, 그 결과물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디렉팅하고 검수하는 것은 온전히 디자이너 자신의 몫입니다. "AI가 그렸다"는 말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이죠. 창작자는 자신의 이름으로 나가는 결과물에 대해 법적·윤리적 책임을 지는 구조를 받아들여야 하며, 그 책임의 무게를 안고 자유롭게 AI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AI 시대입니다. 여러 AI 모델을 병행하며 실험하시는 디렉터님이 상상하실 때, 디자인 작업 생태계 안에서 'AI 기술의 최종 종착지'는 어떤 모습일 것이라 예상하시나요? 그리고 툴도, 프로세스도, 결과물의 형태도 달라지겠지만, 창작자 혹은 디자이너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종 종착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아마 모든 개인이 저마다의 콘텐츠를 향유하고, 또 생산해 내는 크리에이터가 되지 않을까요. 다만, 다음 단계에서 제가 상상하는 AI 기술의 발전은 디자이너의 의도와 브랜드의 맥락을 매우 정교하게 이해하고, 최적의 결과물을 제안하는 '파트너로서의 AI'입니다.

다른 산업 영역과 비슷하게, 디자이너들도 수많은 AI 에이전트를 조직하고 조율하면서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모든 디자이너에게 소위 디렉터적 관점과 역량이 필요하다고 늘 강조하곤 하는데요. 한 프로세스의 부분적 업무 수행을 넘어, 전체의 맥락을 짚어내고 조율하여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설계자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를 서포트할 수 있는 AI의 능력치가 올라갈수록, 결국 디자이너 본인의 상상력, 관점, 감각, 공감의 능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가는 것이죠.



Coming Soon!

Ditto: 디자이너 토크 ― 조명훈

다가오는 4월 29일 저녁 7시 반!
조명훈 디렉터와의 디자이너 토크가 열립니다.
인터뷰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프로젝트 비하인드 스토리를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세요.


조명훈 디렉터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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