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도연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레터링 디자이너 김도연이라고 합니다.
Q.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이 궁금해요.
이동 중에 전화를 받았거든요. 순간 ‘산돌에서 전화라니, 내가 구독 중인 서비스에 저작권 문제가 생긴 건가?’ 생각했는데 다행히 수상 소식이었어요.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Q. 안녕하세요, 도연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레터링 디자이너 김도연이라고 합니다.
Q. 수상 예상하셨나요?
전혀요. 인스타그램에도 작품 의도와 스케치 정도만 올렸지, 스토리도 안 올렸고 링크도 공유하지 않았어요. 홍보를 안 했으니까 기대도 안 했죠.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Q. 상금은 어떻게 쓰실 예정이신가요?
예상 못 해서 계획이 없었는데… 사실 내년에 개인전을 준비 중이거든요. 대관료가 크니까 적금을 모으고 있었는데, 상금은 그대로 전시 자금에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시는 3~4월쯤 예정이고, 커머셜 작업 때문에 개인 작업할 시간이 부족해서 아직 구상 단계에 있어요.
Q. 돌잡이 때 금속활자를 잡았다는 게 사실인가요?
(웃음)아니요. 실제로 잡은 건 아니고, 자기소개용 표현이에요. 재작년 [내가 좋아하는 한 글] 전시할 때도 일부러 무거운 인상을 덜고 싶어서 썼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계속 쓰고 있습니다.
Q. 작업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이번 공모전은 한 글자를 선택하는 게 핵심이라, 어떤 음절을 고를지가 가장 힘들었어요. 조형적 의미와 모양, 기획 의도를 모두 고려해야 했으니까요. 그다음엔 기술적 고민이 많았죠. 베지에 곡선을 다루는 과정이 오래 걸렸습니다. 베지에가 잘 되는 날엔 술술 풀리는데, 안 되는 날엔 그냥 덮어두곤 했어요. 그래서 ‘놨다 풀었다’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정리는 하루 만에 후루룩 제출했습니다.
Q. 본인의 작품 외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출품작을 꼽는다면?
대상 수상작 ‘돛’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획과 표현 방식이 보여서 부럽더라고요. 한 글자가 1도 벡터로 확 올라올 때 오는 그 강렬함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Q. 레터링에서 ‘한 글자’의 힘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공간 안에서 조합되어 동시에 정보와 이미지로 읽힙니다. 그런데 한 음절은 그 경계에 있어요. 그래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한 힘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문장보다는 단어가, 단어보다는 한 음절이 정보성이 덜하고 그래픽적으로 인식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레터링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죠.
Q. 디자이너로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예전엔 제너럴리스트가 되려고 했어요. 디자인, 영상, 3D, 코딩까지 다 해보려 했죠. 하지만 결국 사람들이 찾는 건 스페셜리스트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슬아슬하게 읽히는 지점’을 찾는 걸 제 강점으로 삼고 있어요. 브랜드나 방송과도 잘 붙으면서도, 단순히 예쁜 글자가 아니라 기획과 의도가 살아 있는 글자를 만들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참가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끄럽지만… 개인 작업을 꼭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상업 디자인은 의뢰가 있어야 움직이지만, 개인 작업은 본인의 표현을 마음껏 담아낼 수 있거든요. 저도 개인 작업으로 기회를 얻었고, 지금도 클라이언트들이 제 개인 작업을 보고 믿음을 줍니다. 수익이 안 되더라도 꾸준히 개인 작업을 해보면 언젠가 큰 기회로 연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한글의 라틴 구조화, ㅊ부터 ㄹ까지 모로 누운 모든 자소들 -
엎드려 누운 칠은 Chill했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레터링은 볼수록 짜릿하다."
Q. 안녕하세요, 지애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 전공하고 있는 김지애라고 합니다.
Q.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연락 받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가볍게 시작한 거라 전혀 예상 못 했는데 받게 돼서 영광이에요. 다른 분들 작품 보면서도 많이 배우고 뜻깊은 추억이 됐습니다.
Q. 전혀 예상 못하셨다니, 저희가 더 놀라운데요.
작품을 두 개 냈는데 하나쯤은 되지 않을까? 하긴 했어요.(웃음) 근데 둘 중 예상했던 '애'가 되지 않고, ‘능’이 올라가서 더 놀랐어요.
애, 김지애
Q. 상금은 어디에 쓰실 예정이세요?
강아지가 아파서 동물병원비에 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겐 더 의미가 있습니다.
Q. 이번 주제는 ‘가치관’이었고, 산돌 입점 폰트 중 하나를 무조건 써야 했죠. 어떤 접근을 하셨나요?
사실 제 평소의 제 가치관에 반대되는 걸 시도해보자고 생각했어요.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오히려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아 만들었습니다. 글자는 손가락 모양을 닮은 글자를 찾아봤어요. 끝이 둥글게 마감돼 있고 손짓 느낌을 잘 담을 수 있는 걸 고르고, 손가락처럼 표현했죠. 통통 튀는 만화 같은 느낌도 내 줄 수 있도록 비트맵 이미지도 활용했습니다.
Q. 작업 과정에서 가장 씨름했던 부분은요?
‘능’이 손가락처럼 보여야 했는데, 막상 다듬다 보니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어요. 니은과 이응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웃음)
Q. 본인의 작품 외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출품작을 꼽는다면?
저는 ‘개’와 ‘흰’에 투표했어요. 개는 제가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서······.(웃음) 힝은 표현이 너무 잘 되어서요.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Q. 레터링에서 ‘한 글자’의 힘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보통 글자는 읽고 끝나는데, 레터링은 그 안에 시각적 요소를 넣어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어요. 한 글자라면 더더욱이요. 강한 인상을 전달할 수 있는 게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Q. 디자이너로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예전엔 무거운 주제를 잘 표현하지 못해서 방황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가볍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복잡한 건 내려놓고 간단하고 명쾌하게, 재밌는 디자인을 하는 게 저만의 색깔인 것 같아요.
Q. 이번 작업이 앞으로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산돌 공모전 수상은 어디서든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산돌은 다 아는 회사니까요. 또 레터링은 브랜딩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 계속 꾸준히 연습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작업에서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나요?
저는 사실 누구에게나 웃긴 사람이 되고 싶어요.(웃음) 친해지면 개그도 하고 장난도 많이 치거든요. 디자인에서도 그런 가볍고 재밌는 기운을 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참가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변인들에게 많이 물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제 지인 총출동해서 다 물어봤거든요. 그런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택과 표현의 기분좋은 절묘한 만남.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긍정의 '능'이 필요한 때 입니다!"
Q. 안녕하세요, 채홍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채홍디자인’이라는 그래픽 디자인·북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서채홍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연락 받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발표가 곧 나겠지 하고 잊고 있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받자마자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기뻤습니다. 사실 투표 결과를 보니 득표 수가 월등히 차이나서 ‘나는 인기랑은 거리가 있구나’ 싶었거든요. 수상하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Q. 가족분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디자인 작업을 하면 가족들에게 먼저 보여주곤 합니다. 아내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된 아이들도 감각이 있어서 의견을 줍니다. 막내는 내년에 직접 참가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이런 걸 보고 자라서 그런지 교지 표지도 직접 만들고, 소질이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해봐라” 하고 응원했어요.(웃음)
Q. 상금은 어떻게 사용하실 계획이신가요?
곧 추석 연휴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는데, 경주에서 1박으로 가족 여행을 하고 가려고 해요. 그때 경비로 쓰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고요.
Q. 이번 주제는 ‘가치관’이었고, 산돌 입점 폰트 중 하나를 무조건 써야 했죠. 어떤 접근을 하셨나요?
처음엔 산돌에서 제공하는 폰트를 기반으로 해야 해서 자유롭게 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출판 업계에서 북 디자인을 오래 하다 보니 자주 쓰는 제목용, 본문용 폰트가 있는데, 예쁘지만 아쉬운 점들이 있는 경우도 있죠. 여러 생각을 하면서 폰트를 고르다가 「Sandoll 카메오」를 선택했습니다.
제가 연필 스케치를 하면 가로획이 자연스레 약간 기울어지는데, 그게 카메오의 특징과 잘 맞더라고요. 거기에 만화적인 역동성을 주고 싶어 발이 빠르게 움직이는 듯한 효과를 추가했습니다. 그게 작품의 킥이 되었죠.
Q. 작업 과정에서 느낀 점이 있나요?
논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여야 좋은 게 나온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오랫동안 디자인을 했지만, 최근에야 그걸 확실히 느꼈어요. 초현실주의자들의 ‘자동기술법’처럼 손을 먼저 움직이다 보면 저절로 아이디어가 풀리는 거죠. 이번 작업도 폰트라는 제약에서 출발했지만,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다른 출품작 중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었나요?
‘힝’이라는 작품이 귀엽고 재치 있었어요. 「놂」이라는 서체를 잘 살렸는데, 눈, 입 모양을 단순한 원으로 표현하면서도 읽기 쉽게 만든 점이 인상 깊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제일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Q. 레터링에서 ‘한 글자’의 힘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 글자만으로는 아무래도 디자이너의 실력을 온전히 판단하기 어렵겠죠. 문장 단위 작업을 해야 프로페셔널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 글자는 진입 장벽을 낮춰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학생, 일반인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었던 건 ‘한 글자의 힘’ 때문이라고 봅니다.
Q. 최근 작업 외적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출판사와 공공기관 책 디자인을 꾸준히 하고 있고, 예전에 문재인 대통령 연설문집도 디자인한 적 있습니다. 개인 작업도 이어가고 싶어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레터링을 올리려고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참가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거창한 건 없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시도라도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한 번 경험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웃음)
"땅을 박차는 발의 가벼움이 느껴지는 활기찬 작품입니다. 전체적으로 직선처럼
보이는 부분도 미세한 곡선 처리가 되어 작품의 역동성을 강조해주는 듯합니다."
Q. 안녕하세요, 유나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엔터테인먼트에서 B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강유나입니다.
Q. 수상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부터 여쭤볼게요.
사실 학생 때부터 직장을 다니면서 계속 산돌 폰트를 써오긴 했거든요. 그래서 공모전을 한다고 했을 때 ‘될까?’ 하는 마음으로 넣었는데, 신기하게 돼서 ‘이게 되네’ 싶었고 저한테 더 의미 있고 특별한 경험이 된 것 같아요.
Q. 수상하실 거라 예상하셨나요?
작업 끝내고 친구들한테 조금씩 보여주면서 “될 것 같지 않아? 괜찮지 않아?” 이렇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봤는데, 사실 진짜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더 기뻤던 것 같아요.(웃음)
Q. 투표 때 꽤 많은 표를 받으셨어요. 기분이 어떠셨나요?
그렇게까지 올라갈 줄 몰랐어요. 주변 분들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모르는 분들도 많이 눌러주셔서 기분이 좋았고, ‘아 다른 분들도 내 작업을 좋게 봐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상금은 어디에 쓰실 계획이신가요?
사실 받았다고 생각하고 벌써 선불로 써버렸어요.(웃음) 직무를 바꾸면서 관련 강의를 수강했는데, 이번에 쿨하게 일시불 결제했습니다.
Q. 작품 컨셉 설명 부탁드려요.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백수였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어요. 그 전에는 야근도 많아서 집에 거의 못 있었는데, 그 대비가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집이라는 글자가 주는 편안함, 해방감을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현재는 이사갈 집을 구하고 있어서, 또다른 집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Q. 작업 과정에서 가장 씨름했던 부분은요?
형태 밸런스를 많이 고민했어요. 자음 모음마다 의미를 두고 작업했는데, ‘ㅂ’이 처음엔 별이 없었거든요. 근데 입꼬리가 처진 것처럼 보여서 제가 의도한 해방감이 안 살아나는 거예요. 그래서 별을 넣어 표현했죠. 원래는 소파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거기서 조금 멀어졌지만, 해방감은 잘 전달됐다고 생각해요.
Q. 컬러감도 정말 좋았어요. 어떻게 선정하셨나요?
여러 컬러를 돌려봤는데, 소파에 푹 들어누웠을 때의 짜릿함을 표현하려면 화사한 컬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골랐습니다. 글자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담고 싶었어요.
Q. 작품의 감상 포인트라면요?
얼굴 표정이요. 고민 안 하고 바로 그렸는데 제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딱 나와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Q. 본인의 작품 외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출품작을 꼽는다면?
저는 최우수상 받은 계유민 디자이너님의 작품에 바로 꽂혔어요. 제 스타일이더라고요. 컬러 반전도 예쁘고 멋졌어요. 또 ‘힝’도 좋아했어요. 너무 귀여웠죠. 또 김도연 작가님의 ‘칠’도 기억나요. 여백을 과감하게 쓰신 게 충격이었어요. 저는 항상 밸런스를 챙기는데, 그렇게 여백을 줘도 멋진 글자가 나온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Q. 디자이너로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특별히 잘한다기보단 노력하는 부분인데, 단순히 예쁜 디자인보다 의미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소비자가 처음 봤을 때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작업,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참가자들에게 조언 한마디!
욕심내지 말고 즐기면서 한 번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두려워할 시간에 그냥 도전해 보는 게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방한 미소가 즐겨 입는 잠옷처럼 편안한 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