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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에디터 G의 영수증: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에디터 G입니다. 지난번 타입 파운드리 굿즈 편에 이어, 이번엔 제 책장을 채우고 있는 타이포그래피 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산돌구름에서 해외 폰트 CP사들과 협업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쁜 라틴 알파벳 형태와 조판에 관심이 깊어졌습니다.
라틴 알파벳의 기원을 따라가는 역사부터, 손으로 직접 써보는 캘리그라피, 형태를 다듬는 레터링, 그리고 하나의 폰트 패밀리를 설계하는 타입 디자인까지.
라틴 타이포그래피의 거의 모든 스펙트럼을 담고 있는 제 서가 속 책들을 지금부터 소개해보겠습니다.
영수증 아이템 #1: 라틴 문자 캘리그라피📚 《알파벳 캘리그라피》 — 김희용, 박병훈 저
🧾 에디터 G의 코멘트
라틴 타이포그래피를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무조건 펼쳐봐야 할 필독서입니다. 역사 속 라틴 문자 캘리그라피의 근원과 형태를 짚어주는 입문서인 동시에, 다양한 장르의 글씨를 직접 따라 써볼 수 있게 돕는 친절한 실용서이기도 하죠.
실제로 저 역시 폰트 디자이너로서 이 책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습니다. ‘이 글자는 어떻게 풀어내야 좋을까?’ 고민이 막힐 때, 손과 도구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형태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고 우아한 답이 툭 나오곤 하거든요. 역사 덕후는 물론, 글자를 다루고 그리는 모든 분에게 추천합니다.
✅ 산돌구름에서 만나는 캘리그라피 폰트
영수증 아이템 #2: 라틴 문자 레터링📚 《In Progress: See Inside a Renowned Lettering Artist’s Creative Process》 — Jessica Hische
🧾 에디터 G의 코멘트
미국의 유명한 레터링 아티스트 제시카 히쉬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책입니다. 그녀의 작업은 특유의 환하고 밝고 통통 튀는 무드가 잘 살아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소름 돋을 정도로 조밀하고 꼼꼼한 디테일이 숨어 있죠.
이 책은 라틴 문자 레터링의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디지털라이징 과정, 그리고 완벽한 벡터 곡선을 그리는 법까지 아주 자세하게 담고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것은 물론, 정상에 선 전문가의 ‘작업실 뒷모습’을 몰래 훔쳐보는 듯한 짜릿함을 주는 정말 좋은 책입니다.
✅ 레터링 같은 효과를 내기 좋은 폰트
영수증 아이템 #3: 라틴 타이포그래피📚 《인사이드 패러그래프: 라틴 타이포그래피의 기초》 — 사이러스 하이스미스 저자(글) · 노성일 번역
🧾 에디터 G의 코멘트
앞서 소개한 책들이 개별 글자의 '형태'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글자와 글자 사이, 그리고 문단이 이루는 '여백과 흐름'을 다룹니다. 타이포그래피의 본질인 '읽기 좋은 상태'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아주 다정한 안내서예요.
두꺼운 이론서 대신 저자가 직접 그린 직관적이고 귀여운 일러스트로 가득 차 있어서, 복잡한 타이포그래피 개념이 머릿속에 아주 쏙쏙 들어옵니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 글자가 얹어질 때 일어나는 시각적 메커니즘을 가장 쉽고 유쾌하게 배울 수 있어, 라틴 타이포그래피 입문자라면 무조건 머리맡에 두고 시작해야 할 책입니다. 영수증 아이템 #4: 라틴 타입 디자인📚 《OH NO BOOK: Serious Guide to Irreverent Type Design》 — James Edmondson
🧾 에디터 G의 코멘트
잘 만든 폰트 한 벌은 웬만한 예술 작품 못지않은 서사를 품고 있습니다. 이 책은 글로벌 폰트 씬에서 가장 핫한 오노 타입(OH No Type Co.)의 제임스 에드몬슨이 밝히는 서체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집입니다.
아이디어가 어떤 변형을 거쳐 최종 폰트로 완성되는지 그 지난한 과정이 유쾌하게 담겨 있어요. 특히 영문 폰트 제작에 관심 있는 입문자들을 위한 튜토리얼과 핵심 타이포그래피 레슨들도 수록되어 있어, 소장 가치와 실용성을 모두 잡은 영리한 책입니다. 영수증 아이템 #5: 라틴 타입 디자인📚 《Designing Type》 — Karen Cheng
🧾 에디터 G의 코멘트
만약 단순한 감상이나 레터링을 넘어, 정말 진지하게 라틴 폰트 한 벌을 ‘설계’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타입 디자인계의 오랜 바이블이자 정교한 지침서예요.
알파벳 A부터 Z까지, 각 글자가 가진 구조적인 특징과 시각 보정의 원리, 그리고 대문자와 소문자가 함께 배열될 때의 유기적인 비례를 아주 치밀하게 분석합니다. 세리프와 산세리프의 미세한 곡선 차이까지 낱낱이 쪼개어 보여주기 때문에, 글자를 다루는 디자이너라면 책상 위에 평생 두고 꺼내 봐야 할 묵직한 기준점이 되어줄 책입니다.
오늘의 영수증, 어떠셨나요? 좋은 타이포그래피 책 한 권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참고서를 넘어, 글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주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책들을 읽으며 알파벳 하나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문단과 여백, 그리고 폰트가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엔 또 어떤 물건과 이야기가 제 영수증에 찍히게 될까요? 더 흥미로운 소비의 기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